'잘 쓴 글'보다 '내 글'이 더 소중합니다.
스테르담 글쓰기 클래스를 통해 수강생분들께서 해주신 질문 내용을 재구성하여 정리합니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순식간에 써내려 가는 글.
그 순간의 생각이나 느낌을 잡아내는 감각. 나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공들여 설명해드렸다.
오히려 책상 앞에 앉아 아무것도 써 내려가지 못하는 그 순간이 더 곤욕일 것이다.
공들이고 이리저리 잰다고 더 좋은 글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글쓰기는 계산과 논리가 아니다.
일단 내어 놔야 한다. 에세이는 물론 자기계발서나 실용서 또한 '감정'에서 출발한다. 나의 깨달음이나 특정 정보를 누군가에게 전달하려는 마음이 움직인 결과다. 이 세상에 감정을 뺀 이성은 없다.
글쓰기는 내어놓는 것에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질'보다는 '양'을 우선해야 한다. 내 마음과 머리에서 어떤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지를 봐야 한다.
그러면 어떤 것들을 더 잘 살리고, 고쳐나가야 할지가 보인다.
뾰족하려면 먼저 뭉뚝해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수려한 문장을 만들어내려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깜에 차지 않는 욕심이다.
글쓰기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서두르거나 조급한 사람에게는 부여되지 않는 희열.
즉흥적으로 써 내려가도 괜찮다.
아니,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글쓰기 방식이라고 나는 믿는다.
감정과 느낌으로 써 나가고 이성과 생각으로 고쳐나가면 된다.
그래서 '퇴고'란 아주 중요한 단계가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의 글쓰기는 한 뼘 더 성장한다.
그리고 또 하나.
'잘 쓴 글'보다는 '내 글'이 더 소중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내 글 또한 성숙도를 떠나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