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해내는 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Dec 20. 2020

시간 관리의 첫걸음 '나와의 대화'

시간관리와 꾸준함, 야심 차게 세운 계획의 주체는 누구인지 돌아볼 것

꾸준함에 대한 환상


나는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다.

내 기준에 맞춰 내가 꾸준한 사람이었다면 나는 분명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더 나은 삶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것을 말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 그로 인해 즐겁게 벌어들이는 돈. 무엇보다 일을 하거나 돈을 벌면서 누군가로부터 아쉬운 소리 듣지 않고, 또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한 상태를 나는 꿈 꾼다.


그러나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

다만, 그런 일은 '남'에게만 있을 뿐이다. 남들은 나보다 더 꾸준해 보이고, 하고 싶은 일 하며 더 쉽게 돈 버는 것만 같다. '꾸준함에 대한 환상'이다. '그때, 그것을 꾸준하게 했더라면...', '저 사람만큼이나 또는 저 사람보다 더 꾸준했더라면...'이런 말은 평생 우리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남아 있다.


그 얼룩은 나 자신을 평생 괴롭혀왔다.

'네가 그렇지 뭐', '넌 역시 안돼'란 목소리는 다름 아닌 안으로부터 온 것이다.


그러게, '꾸준함'이 좋은지를 알면서도 도대체 난 왜 꾸준하지 못한 걸까?

나는, 우리는 왜 '꾸준함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완벽하지 못한 주제에
완벽한 척하려 하는


돌아보면 결국 '완벽에 대한 어설픔'이란 결론이다.

완벽하지 못한 주제에 완벽한 척하려 했던 존재의 처참한 패배. '시간관리=꾸준함=완벽'이란 공식을 어디에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유독 자신에게 이 공식을 엄격하게 들이대는 정서가 가득하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기로 했다면 하루 10분이라도 걷던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로 그 시작을 설정해도 된다.

그러나 이왕 운동하기로 마음먹었으니 하루에 1시간은 뛰어야 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평일과 주말 모두를 뛰어야 한다는 완벽한 계획에 어느새 빠져버린다. 이러한 계획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루어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계획을 세우고는 계획에 잡아 먹히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완벽한 계획'은 없다.

만약 그 계획이 완벽하다면, 그것이 우리의 행복을 갉아먹고 있을지 모른다. 


또는 자책감을 증폭시키고 있거나.


시간 관리의 첫걸음은
'나와의 대화'다.


결론적으로, 내가 그동안 세워왔던 '완벽한 계획' 그 안에는 '나'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니, 결국 계획을 실행하는 건 '나'인데 내가 그 안에 없다니. 평생 내가 괴로워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나'를 다그치기만 했던 것이다. '나'를 위한다는 명분과 핑계로.


이처럼 꾸준하지 못했던 내가 그래도 뭔가 하나를 꾸준히 이룬 게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글쓰기'다.

나는 꾸준하지 못해서 일기를 쓴 적도 없고,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다. 그런데 글쓰기를 마음먹고는 5년 만에 8권의 책을 출간했고 무엇보다 지금도 하루 하나 이상의 글을 써내고 있다. 사실, 나조차 놀라고 있는 중이다. 내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지금까지 나를 괴롭혀왔던 반대 방향으로 가본 것이다. '완벽한 계획'이 아닌 '목표 없는 글쓰기'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 '나'가 중심에 있는지를 계속해서 살핀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나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거 있잖아.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말이야.
이거 또 하다 말고 '너는 역시 안돼'로 결론 나지 않을까?
그러니까, 글쓰기만큼은 우리 목표를 두지 말고 써보는 게 어때?
'일주일에 글 열 개 이상', '하루에 글 하나 이상', '일 년 안에 책 출간하기' 이런 계획 세우지 말고 말이야.
대신, 1년 뒤에 돌아보아 무언가 쌓여 있는 것들이 쓰레기이면 버리면 되는 거고, 자산이면 가져가면 되는 거니까.'


놀랍게도 이러한 시도는 내게 많은 결실을 가져다주었다.

'나'와 대화하고, '나'와 타협한 결과다.


비로소, 내가 세운 계획 그 안에 '나'가 존재하게 된 것이다.




내가 글쓰기를 널리 알리려는 이유가 있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마침내 나와 대화하는 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와 대화하니, 이제는 무언가 계획을 세울 때 '나'를 중심에 둘 수 있게 되었다.


더 중요한 건.

촘촘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추어 가려는 강박관념보다는, 내가 작게라도 이루어낸 것에 '의미'를 둘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루에 집을 나서 동네 한 바퀴라도 잠시 돌고 오면, 그것은 완벽하게 세운 계획보다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즉, 나의 수고와 노력을 멸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잘했다고 자신을 칭찬하고, 다음에 좀 더 노력하고 개선해보자는 마음.


사실, 우리는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자체가 꾸준함이라 생각한다.

많은 것을 이루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기준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온 날들의 '점'들을 연결하면 그것은 '선'이 되고, 그 어떠한 '면'을 만들어 냈음을 깨닫게 된다.


시간관리를 핑계로, 꾸준함을 명분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은 줄여 나갔으면 한다.

시간관리와 꾸준함의 시작은 '나와의 대화'라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


시간관리와 꾸준함, 그리고 야심 차게 세운 계획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생각하면 이 말뜻이 이해가 될 것이다.




[글쓰기 강의 + 함께 쓰고 출판하기]

스테르담 글쓰기 클래스(쓰기+출간)


[글쓰기 시작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탈잉 글쓰기 클래스(VOD)

탈잉 글쓰기 클래스(오프라인/줌라이브)


[종합 정보 모음]

스테르담 저서 모음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의 배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