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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18. 2020

시간의 배신

관리해야 할 건 시간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할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말'에 고개를 세로가 아닌 가로로 흔들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시간으로 돈을 벌고, 돈으로 시간을 사는 시대다. 어느 정도 비례관계에 있던 노동과 시간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덜 일하고, 빨리 그리고 많이 버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시간'은 더 이상 공평하지 않다. 


그 가치는 훼손된 지 오래다. 

다만, 그 훼손이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다. 언제나 모자란 '시간'이라는 속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효율성과 속도에 집착하게 한 것이니까. 


'시간'의 자업자득이라 말하면 속이 조금은 후련해진다.


그러니까, '공평'이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시간'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것을 '공평'의 배신이라 해야 할까, '시간'의 배신이라 해야 할까.


결국, 나는 '시간'의 배신이라 결론짓는다.


시간의 배신과 우리의 배신


하루 24시간은 객관적인 개념이지만, 각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결단코 상대적이다.

전자를 '시간(크로노스)'이라 한다면, 후자는 '시각(카이로스)'이라 할 수 있다. 시계의 전진과 흐름은 모두에게 같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적용되는 질량과 가치는 저마다 다른 것이다.


재밌는 영화를 보는 사람과 난로 위에 앉아 있는 사람 앞에 있는 시계는 똑같이 움직이지만, 각자가 받아들이는 느낌과 다급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이런 '시간'의 속성을 보면 사실, 시간이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그 깊은 뜻을 몰랐거나, 아니면 '시계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란 말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라고 잘못 사용해왔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간을 배신한 건 우리다.


시간은 언제나 목마르다!


요전 날 옛 가수가 TV에 나와 지난날의 히트송을 열창했다.

제목이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였는데, 나에게 떠오른 건 '사랑'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나는 항상 '시간'에 목마르다. 시간에 대한 갈증은 매일 일어 난다. 하고 싶은 건 많고, 할 시간은 없고. 더 많은 시간을 갖고자 갈망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내 갈증을 되돌아보면 물이 없는 게 아니라, 물 마시러 가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나는 아직, 우물을 팔 정도로 목마르지가 않았거나 우물을 팔 열정이 없거나 또는 우물을 파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관리해야 할 게
과연 '시간'일까?


우리는 시간 관리를 잘하기 위해 '시간' 그 자체에 집중한다.

시간을 쪼개고, 매 새해마다 힘차게 다이어리를 시작하고 빼곡한 계획서를 작성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래서 지켜지는 게 얼마만큼인지를 묻고 싶다.

계획을 세우며 그 계획에 매몰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관점을 바꾸기로 했다.

계획을 얼마나 잘 세우고 지키느냐가 아니라, 도전을 얼마나 많이 했고 일을 많이 벌였으며 무엇을 이루었는지를. 그러니까, 나는 나에게 계획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를 묻지 않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루었는지 묻는다. 


내가 이루어낸 것들을 보면, 무엇하나 계획된 대로 된 게 없다. 

계획을 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잘된 것들이 많다. 글쓰기 또한 목표를 두지 않고 써 내려간 것들이 오히려 연달아 책이 되었다. '시간'을 관리하려들 땐 되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 둘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관리해야 할 건 '시간'이 아니라 '나'라는 생각이다. 

나 자신의 마음이나 특성, 상태를 모른 채 과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멈춰야 한다. 자책과 자기 협박으로 쌓아 올린 계획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상처와 자괴감만 남을 뿐이다.


쪼개야 할 건, 잘 관리해야 할 건,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건.


바로, 시간이 아닌.

우리 '자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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