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보다 더 중요한 건 역시 본질, 충실한 글 내용
잘 지은 제목 하나 열 글 안 부럽다!
앞서 글쓰기의 시작은 '제목 짓기'라 말한 바 있다.
(참고 글: 글쓰기의 시작은 '제목 카피라이팅'으로부터)
글을 구상하고 핵심 메시지와 함께 서론-본론-결론을 모두 담아내는 것이 바로 '제목'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제목'은 내 글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한 것과 같다. 그래서 혹시라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면 제목부터 멋지게 잘 짓고(제목 카피라이팅), 그 제목들을 모아 놓으라는(제목 아카이빙) 것이다.
또한, 제목은 쓰는 사람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중요한 요소다.
작가의 글을 읽을까 말까 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결국, 사람들은 끌리는 제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나에게 필요가 있든, 느낌이 왔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든 간에 제목이 큰 역할을 하고 마는 것이다.
내 글을 돋보이게 하는 제목 짓는 법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제목 카피라이팅'은 '마케팅'과 같다.
내 글이 잘 팔리게 하기 위한 전략. 누군가의 시간과 집중, 책이라면 돈으로까지 치환되는 그 '가치'를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글'에는 마케팅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만 보는 글쓰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아래에, 내 글을 좀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제목 짓는 법'을 안내하고자 한다.
절대적인 법칙이라 말할 수 없다. 그런 건 없다. 있더라도 그게 다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요는, 참고하여 각자 자신의 제목을 멋지게 짓고 더 멋진 글들을 써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알고 있는 것들을 내어 놓는 것이다.
'~하는 법', '~하는 유형' 등의 제목이다.
예를 들어, <직장 내공>에 수록된 '상대방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 '자비 없이 찾아온 슬럼프에 대처하는 법', '갈등을 줄이는 역지사지의 기술', '일 못하는 사람의 유형'등이 이에 속한다.
실제로 이 제목의 글들은 브런치에서 수 십만의 조회수와 수 천의 공유 수를 기록했다.
내가 뭔가를 얻어갈 수 있을 거란 기대심리를 갖게 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많이 찾아보는 글의 제목이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정보 전달형 제목을 짓고 지금 바로 글 하나 써보면 어떨까 한다.
말 그대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암스테르담 집들은 왜 기울어져 있을까?', '네덜란드에서 맥주를 마시며 걸으면 안 되는 이유', '네덜란드 사람들은 뭘 먹고살까?'가 좋은 예다.
궁금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독자들이 글을 선택하여 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 생각하게 만드는 유형의 제목이다.
'견디는 힘은 무엇인가?',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유부남인 나는 욜로가 될 수 없는가?' 등의 제목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 제목은 작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머리 위에 기어이 물음표를 그려 내는 질문이다.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이 어떻게 다른 지 독자 개개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게 한다.
단, 질문을 잘 던져야 한다.
누구나 궁금해하거나, 공감이 가는 질문이어야 한다. 작가 혼자 궁금해하고, 작가 혼자 대답하는 글이라면 영 흥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글쓰기의 매력은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온갖 인용구를 도배한 글 말고, 내가 나 스스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나의 생각과 느낌으로 일상이나 기존에 있던 걸 새롭게 정의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남긴 밥을 먹는다는 것', '글쓰기는 인문학이다', '딴짓에 대하여'등의 제목이 그 예다.
작가는 물론 독자로 하여금 일상을 달리 보는 신선한 인사이트를 주는 제목이 된다.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그래서 읽어 보고 싶은 묘한 매력이 담긴 제목이다.
'당신은 일하기 싫은 게 아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라는 달콤한 거짓말에 속지 마라', '엑셀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등이 이와 같다. 이 또한 일상의 통찰이 필요하다. 뻔한 것들을 비틀어 볼 줄 알아야 하고, 사물이나 현상에도 내 느낌과 감정을 이입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글 제목은 물론, 생각지도 못한 글 여러 편이 탄생할 수도 있다.
다른 책이나 드라마, 영화 명언 등을 패러디하는 유형이다.
독자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가고, 아이디어가 듬뿍 들어간 참신성이 느껴지기 때문에 독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글 써 놓은 건 없지만 책은 내고 싶어', '진급 누락의 추억', '실망해도 괜찮아, 레이캬비크', '관심을 받으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등의 제목이 이에 속한다.
브런치에서 본 다른 작가님들의 제목이다.
'이 태국 음식 먹기 전에는 죽지 마시오'와 같이 기발한 제목부터, '앞으로 뭐해 먹고살지?'와 같은 현실을 직시하는 제목까지. 궁금증과 공감, 그리고 읽었을 때 의미가 있을 거란 기대를 하는 글의 제목들이 참 많다.
제목보다 더 중요한 건
역시 본질, 글의 내용이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역시, 제목을 잘 살려내야 하는 게 바로 작가의 본분이다.
제목에 이끌려 글을 읽었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내용이 빈약하면 오히려 실망감은 더 커진다. 실제로, 브런치 글 제목이나 책 제목을 보고 글을 읽었다가 실망한 독자들은 해당 작가나 책을 다시 찾지 않는다.
즉, 제목 하나에 기대기 위해서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목으로부터 풍부하고 단단한 글을 써내려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글을 써 내려가다가 제목을 바꾸기도 해야 한다.
내용이 생각보다 더 잘 나온다던가, 그 내용의 범위가 커진다면 제목을 그에 맞게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내 글이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실히 담았는지, 반대로 글의 내용을 제목이 잘 표현하고 있는지.
이 모든 걸 작가는 수시로 확인하고 점검하며 글을 써 내려가야 한다.
깊이 사색하고.
사색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메시지를 만들어 내고.
그 메시지를 잘 담은 제목을 카피라이팅 하고 아카이빙 하는 것.
더불어, 그 제목을 충실하게 잘 표현하여 하나하나 써 내려가는 것.
필요하다면 글의 제목을 점검하고 바꾸거나 보충하는 것.
이 모든 게 바로 글쓰기의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제목 짓기'가 있다.
제목을 잘 지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