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은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눈앞의 담장은 뛰어넘거나 허물어뜨리길.

by 스테르담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았다가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스러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나 글을 쓰자고 크게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경험을 더 자주 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은 숙명이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느냐 아니냐는 여기서 판가름 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뭐라도 쓴다면 작가가 되는 것이다.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라는 명제는 결단코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의 타이틀을 거머쥐는데 시간이 더 필요할 때가 분명 있다.

의지는 충만하나 아무것도 써 내려가지 못하거나, 써 내려가고는 있으나 주제가 모호하고 쓰고 있는 글의 표현들이 영 마뜩잖을 때가 그렇다.


한 마디로,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다.


바로 이때.

한 번 살펴보면 좋겠다. 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더 이상 써 내려가기가 어려울 때나 심지어는 무엇을 써야 할지도 잘 모를 때. 자세히 살펴보면 눈앞에 커다란 벽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벽엔 큼지막하게 이렇게 쓰여 있을 것이다. 그것도 눈에 띄는 빨간 색으로.


'내 글은 모두를 만족시켜야 해!!!'


내 글엔 그 어떤 악플도 달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내 글을 읽은 모든 사람은 공감을 해야 한다는 착각.

내 글이 말하는 의미를 모두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오만.


글을 쓰지도 않은 채, 이상하리만큼 그 결론들은 이미 맺어져 있다.

첫 휘두름으로 홈런을 치려는 걸까? 첫 스윙으로 홀인원을 하려는 걸까? 프로 선수들조차도 하기 힘든 기적과도 같은 그것들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이 생떼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내 글은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다.'


애초에, 그럴 수가 없다.

다만, 내가 써 놓은 글들은 어느 누구에게 필요한 때가 있을 뿐이다. 그저 그런 한 문장이, 다시 봤을 때 가슴을 파고드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 번 써 놓으면. 그것들을 차곡차곡 모아 놓으면. 누군가는 내 글에 반응하고, 또 내 글에 감동한다.


독자의 가슴에 스트라이크를 꽂으려 할 필요 없다.

그럴수록 글쓰기는 망설여지고, 글의 수는 늘지 않는다. 홈런왕은 가장 많은 삼진을 당한 사람이며,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 사람은 무던히도 얻어맞은 사람이다.


있는 그대로, 지금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된다.

얼기설기 해도. 앞 뒤가 맞지 않아도. 필력이 떨어지고 내가 봐도 유치해도. 그저 내어 놓아야 한다. 내어 놓은 것들은 어떻게든 다시 조합될 것이며, 그 내어 놓은 것들이 내 생각과 사색의 파편임을 알아차릴 때 그것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된다.


누군가를 만족시키려 글을 쓰는 건 나중에 해도 된다.

더불어, 내 글이 모두에게 필요하고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은 버려야 한다.


글을 쓰는데 꼭 거창한 소재나 이유는 필요 없다.

생각과 마음 그리고 내 주변에 부유하는 그 어느 하나를 부여잡아 글을 써 내려가면 된다.


만족할 필요 없다.

만족시킬 필요 없다.


내 글의 쓸모를 자문할 필요 없다.

자문해야 할 건 지금 나는 온전히 내 삶을 써 내려가고 있는가. '나'라는 존재를 제대로 돌아보고 있는가이다.


결국, 글쓰기는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다.

나를 제대로 관통하면 그 누군가에게도 가 닿을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눈앞의 담장은 뛰어넘거나 허물어뜨리길.

제발 그리하여 저마다의 글쓰기를 시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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