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할 기회가 될 수도.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한 번 들어가 보자.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1등을 지향하는가? 업계를 리딩 하는 스마트한 조직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아마도 좋은 말과 대단한 성과가 그곳에 가득할 것이다.
회사는 브랜드 전략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보는 나' 또는 '보이고 싶은 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를 수 있다.
"우리 회사가 이런 곳이라고?" 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외부에서 고객이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우리 회사는 1등을 추구하는 차갑고 냉철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려 노력하지만, 고객이 그 회사를 따뜻하고 온화한 이미지로 인식할 수 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다. 즉, '남이 보는 나'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다르다.
그 사이 공통분모는 100% 일치할 수 없다. 사람마다 보고 받아들이는 관점과 경험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남의 입 속에 내가 있다는 불편한 진실
그러니까,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 사이의 괴리감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나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아마도 직장에서 나에 대해 수군거리는 것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것들은 내가 부정해야 하는 것들이 태반이다.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것들, 그렇게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 하지만 나에게 들려오는 소식이나 정보는 모두 내 의지나 바람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리고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은 그 떠다니는 이미지를 믿는다.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걸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사실, 남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봐선 안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나는 오늘 다른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간에. 설령, 내가 좋은 말만 했더라도 그게 돌고 돌아 어떤 의미로, 어떤 해석이 될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보이고 싶은 나'를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고 분노하거나 노여워할 필요 없다.
직장은 어차피 그렇게 돌아간다.
나의 본질
그리고 나의 진심은 무엇인가?
직장은 참으로 재미있는 곳이다.
먹고살기 위해, 그리고 살아 남기 위해 때론 스스로도 놀랄 만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당차게 말하던 자신감이 쪼그라들 때도 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는데 수 백 명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기도 하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상사의 행동을 막상 그 자리에 서게 되니 하루도 빠짐없이 하거나, 그토록 부정하던 사내 정치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기억에서 금세 지워 버리고 말지만, 사실 이러한 이미지들이 결국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기억되고 회자되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한, 고결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신을 위해 발버둥 치고, 살아남기 위해 정치한다.
남을 욕하던 그 모든 행동과 말을 나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그 언행을 남이 (자연스럽게)욕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니, 나의 '본질'과 '중심'을 견고히 해야 한다.
그 둘이 고결할 피요는 없다. 먹고살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나도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걸 고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괴리감과 자책감을 갖고 살 필요가 없다. 직장인의 숙명이라 보면 된다. 어차피 직장인은, 우리네 인생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모두를 사랑할 수도 없다. 그보단, 일단 살고 봐야 한다.
다만 한 가지.
누군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나 스스로를 잘 살펴야 한다.
그게 핵심이다.
그것이 내 '본질'과 '진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자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의 괴리감을 줄일 수 있는 비결이다.
남의 입 속에 내가 있다는 건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남의 입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그 이미지와 내용을 부정만 하기엔 우리 직장생활이 그리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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