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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18. 2021

'선'을 지켜야 '선'을 이룰 수 있다.

내가 싫은 건 남도 싫다.

“보이진 않지만 명확한 ‘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보이진 않지만 명확한 ‘선’을 맞닥뜨릴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사적인 대화를 했는데 누군가는 상처 받고, 또 누군가는 괜찮은 경우가 그렇다. 별생각 없이 물어본 것이 앙칼진 무엇이 될 수 있고, 질문을 받고 보니 생각할수록 울화가 치밀어 하루 기분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이 정도는 주고받는 사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 이러한 ‘선’을 인식하게 되면 직장생활은 한번 더 위축된다. 

눈에 보이지 않으며,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서도 휙휙 바뀌어 버릴 수 있는 이러한 갈등은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까?


“개인의 영역에 대하여”


‘선’을 넘는다는 건 ‘영역’에 대한 이야기다.

각자의 ‘선’ 안에는 나의 영역과 너의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중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우는 무심코 던진 질문이나 행동인 경우다.


“이 대리, 애인과 만나면 뭐해?”
“이제 결혼할 나이 되지 않았나?”
“둘째는 만들고 있어?”
“지금 사는 집 매매가가 어떻게 돼?” 등.


듣기만 해도 화들짝 한 이 질문들은 실화다.

오늘도 어김없이 어딘가에서는 날아다니고 있다.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기분은 좋지 않으며 이건 대답을 해도 개운치 않고 대답을 하지 않으면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외모나 옷차림을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 패션이 왜 그래?”
“신발이 옷이랑 좀 안 어울리는데?”
“어제 라면 먹고 잤어? 얼굴이 퉁퉁 부었네?”
“어서 가서 화장 좀 하고 와” 등.


만약, 이런 말을 아침 인사(?)로 들었다면 그 날 업무 효율성은 매우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알람이 울린 내 휴대폰의 메시지를 읽는다거나 아무 말 없이 내 책상 위의 물품을 쓰는, 심지어는 내 서랍 속을 자연스럽게 여닫는 사람들도 있다.


“‘선’을 지켜 ‘선(善)’을 이룰 수 있도록”


사실, 이러한 일들은 ‘공’과 ‘사’라는 개념이 분명해야 하지만 실상은 애매한 직장의 특성에 기인한다. 

더불어, 서로 다른 가치관, 조직과 개인이라는 역할과 특수성이 얽히고설켜 오늘도 그 수많은 ‘선’을 넘는 말과 행동들이 오가는 것이다.


특히, 배려 없는 질문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아랫사람이 상사에게 대뜸 언제 결혼할 것인가라든가, 둘째를 만들고 있냐고 묻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상사는 일이 아닌 개인적인 것을 물음으로써 친근감을 표현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땐, 질문에 미러링으로 승화하거나, 해당 질문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좋다. 몰라서 자꾸 ‘선’을 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 (둘째는 만들고 있냐는 질문에)
“부장님은 둘째를 언제 낳으셨어요?”
- (애인과 만나면 뭐하냐는 질문에)
“말하면 애인한테 혼날 것 같아요. 너무 사적인 내용 이어서요”


더불어, 혹시 나의 인사에 ‘평가’가 담겨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것이 좋다.

아무리 웃으며 이야기를 하더라도 “옷이 좀 안 어울리는데?”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얼굴은 굳는다. 즉, 그 말 안에 ‘평가’가 달려 있으면 어떤 식으로도 신경이 쓰이고 기분이 좋지 않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영역뿐 아니라, 쉽사리 개인 생활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는지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친한 친구 집에 놀러 가도 그 집 냉장고는 함부로 열어보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책상 위나 서랍 그리고 개인 물품에 동의 없이 손을 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내가 상사라면 내 질문이 ‘선’을 넘는 건 아닌지, 혹 누군가에게 말을 할 때 나도 모르게 ‘평가’가 포함되어 있는 건 않은지, 친하다고 생각해 함부로 동료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진 않은지 항상 유의하는 것이 좋다.


내가 싫은 건 남도 싫다.


나의 경우를 돌이켜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릴 때, 서로의 ‘선’은 날카로운 것이 아닌 서로 지켜 즐거운 ‘선(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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