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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17. 2021

순간 중독에서 벗어나세요.

순간은 그저 지나가게 놔두는 겁니다.

여러분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반대로 여러분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우리는 이렇게 서로의 '순간'을 묻습니다.

'순간'은 '눈 깜짝할 사이의 매우 짧은 동안'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아주 짧은 어느 때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우리는 기어이 그것을 묻고 또 그때를 떠올려 대답을 합니다.


왜일까요?

바로, '순간'의 힘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순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즉, '순간'에 갇혀 살고 있다는 겁니다.


"그때가 좋았는데..."

"나 때는 말이야..."

"행복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 순간의 트라우마가 내 인생을 이렇게 만들었어..."


한 번쯤은 우리의 입 밖으로 내어 본 말, 또 한 번쯤은 누군가로부터 들은 익숙한 말속엔 우리가 '순간'에 사로잡혀 있다는 게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순간'에 집착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하거나 또는 그때와 같은 순간으로부터 도망가고 싶다는 우리네 바람이 있는 그대로 녹아 있는 겁니다.


이렇게 보니 '중독'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바로 순간에 중독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중독의 특성과 그 메커니즘에 대해선 잘 아실 겁니다. 쇼핑 중독을 예로 들어보면, 무언가를 사면서 기분이 좋아지면 도파민이 발생하게 되고(중독 자극) 쇼핑을 중단하면 도파민이 줄어들고 현실의 스트레스가 강화되면서 기분이 나빠집니다.(금단현상) 이후엔, 더 큰 소비를 해야 기분이 풀리는(내성) 지경에 일러 이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쇼핑'을 '순간'으로 대체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행복한 순간 기분이 좋고, 그러하지 않은 순간엔 우울하고, 더 큰 행복의 순간을 맛보려 소중한 다른 무언가를 보지 못하는 것. 반대로,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을 피하고자 정작 행복한 순간을 놓치는 일까지. 그 어떤 순간에 '중독'되면 자아는 흔들리게 됩니다.


사랑도 중독이고, 이별도 중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감미로운 순간에 취해 영원을 기약하고, 이별한 사람은 과거의 추억에 취해 죽을듯이 아파합니다. 그 둘 모두 순간에 중독되어 있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비유일까요?


'순간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바로 순간에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순간은 그저 지나가게 놔두는 겁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순간 중독에 빠질 때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아서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하거나 빠른 시간 안에 인위적으로라도 그 순간을 재현하려 할 때입니다. 또는, 기억하기도 싫은 순간에 매몰되어 그것에 사로잡혀 현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받아들이는 과정은 생략하고 그 순간을 무조건 떨쳐버리려 할 때 우리는 '순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좋은 건 추억으로 남기고, 그렇지 않은 건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마음.

삶은 풀어야 할 난제가 아니라, 받아들이고 경험하는 과정이라는 포용.


'순간'을 그저 보내줄 수 있는 비결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토록 '순간'들에 집착하고 애써 그것을 붙잡거나 지우려 했는지 후회가 됩니다.

그러나, 후회의 순기능은 바로 다음을 기약한다는 겁니다. 자각하지 못한 존재에겐 후회란 없습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순간'은 말 그대로 순간적으로 지나가게 두면 되는 겁니다.


쉽진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기에, '순간'을 그저 흘러가게 두는 게 서투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지난 순간을 놓고, 또다시 새로운 순간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요.


지금, 내가 잡고 놓지 않으려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지금, 나를 얽매고 있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순간 중독'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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