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해내는 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May 16. 2021

매슬로우 욕구는 거꾸로 흐른다.

혹시라도 내 것이 아닌 욕구에 휘둘리지 않도록.

욕구는 실체다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위계상 다음 단계에 있는 다른 욕구가 나타나서 그 충족을 요구하는 식으로 체계를 이룬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욕구는 다음 단계에서 달성하려는 욕구보다 강하고 그 욕구가 만족되었을 때만 다음 단계의 욕구로 전이된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이다.

그 단계는 5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및 애정 욕구, 존중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의 순이다. 


그러나 이 이론에 대한 반론도 분명 존재한다.

과연 실제로 모든 사람들에게 욕구가 5가지 계층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봐야 하는지, 실증적이기보단 임의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닌지. 더불어 욕구가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동기유발 유인으로서의 역할을 완전하게 상실하게 하는 것인지,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만 상위 욕구로 가는 것에 대한 예외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등이다.


한 극명한 예로, 자아실현을 위해 단식을 하는 사람은 제1단계의 생리적 욕구를 거부하면서 5단계의 자아실현을 추구하고 있는 경우다.

매슬로우의 이론대로라면, 배고픔을 해결하지 않은 존재는 자아실현을 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1972년 심리학자 클레이턴 앨더퍼가 매슬로우 욕구 이론을 보완한 'ERG 이론'을 내어 놓는다.

E(Existence Needs; 생존 욕구), R(Relatedness Needs; 관계 욕구), G(Growth Needs;성장욕구)를 나타내는 EGR이론은 직접 조직 현장으로 들어가 현장연구를 수행하여 '실증적'이란 타이틀을 강화하였다.


하여, 매슬로우 욕구 이론과는 다음과 같은 차별성을 내세웠다.

욕구 계층 이론에서는 일단 충족된 욕구는 더 이상 동기 요인이 될 수 없다고 했으나, ERG이론에서는 어느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하위 단계 욕구로 퇴행할 수 있음.

욕구 계층 이론에서는 가장 결핍되어 있는 한 가지 욕구만이 일어난다고 하였으나, ERG이론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욕구가 동시에 나타나 하나의 행동을 일으킬 수도 있음.

욕구 계층 단계는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위단계로 이동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 ERG이론에서는 하위 단계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도 상위 단계 욕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봄.

욕구 계층 이론과는 달리, ERG이론은 질문지 법이나 면접법을 통해 실증할 수 있음.


이 둘의 이론을 잘 버무려 이해하면, 우리 사람의 욕구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은 어디로 흐르는지 어느 정도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간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이론이 없었을 때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몰랐다. 더불어,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그때의 나는 왜 그랬는지에 대해 아마도 전혀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임의적으로든 실증적으로든 표현하여 이론화했다는 데에 나는 놀라움과 존경의 마음을 전할 뿐이다.


이 이론으로 인해, 비로소 '욕구'는 '실체'가 된 것이다.


욕구의 흐름과 그 방향


이와 같이 '욕구'를 규명하는 건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살펴보는데 매우 중요하다.

내가 어떤 행동을 왜 했는지, 반대로 나는 왜 그 행동을 하고는 싶지만 못하고 있는지를 밝혀낼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동기'를 일으키는 중요한 매개체가 바로 '욕구'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좋다.

내가 시간을 내 독서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이유는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뱃살을 줄여 보기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내 만족도 있지만 멋있고 예쁘다는 인정을 받기 위한 존중 욕구로 인함이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끝내 포기하는 것 또한 아는 맛에 넘어가고 마는 생리적 욕구의 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욕구는 복합적으로 일어나고, 상위 하위를 가리지 않고 넘나 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욕구'라는 걸 이론으로 실체화하고, 그것을 이론에 욱여넣는 게 아니라 이론을 바탕으로 내 마음에 그것을 대입시켜 봐야 한다. 


대입시켜 봐야 하는 이유 또한, 이론에 국한되기 위함이 아니다.

보이지 않던, 나도 모르던 내 욕구를 발견하여 '실체화'하고, 가장 중요한 욕구의 '흐름'을 가늠하기 위함이다. 욕구의 흐름에 따라 우리는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욕구는 본능에 기반한다.

우리는 이성적으로 그것을 제어한다고 착각하지만, 어찌 되었건 우리는 그 욕구를 실현화시키려 한다. 예를 들어, 돈이 없어 밥을 사 먹지 못한다면 두 가지 선택지에서 이성을 발휘할 것이다. 하나는 무언가를 훔쳐 밥을 사 먹거나, 아니면 급하게라도 일을 찾아 돈을 벌어 끼니를 해결하는 것. 이성이 개입되지만, 이는 모두 욕구를 달성하기 위한 범주 안에 있다. 즉, 우리는 욕구에 따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하루 눈을 떴을 때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 번 내 욕구의 흐름에 집중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매슬로우 욕구는 거꾸로 흐른다.


이러한 관점으로 나와 시대의 욕구를 돌아보니 참 재밌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욕구 계층 이론을 다시 한번 더 흔드는 욕구의 흐름을 본 것이다. '하위 욕구'가 '상위 욕구'를 위협하는 구조에서, 이제는 '상위 욕구'가 '하위 욕구'를 위협하는 것이 그 흐름이다.


예를 들어, 예전엔 '배가 고픈데 자아실현이 무슨 의미가 있어?'였는데, 지금은 '재미가 없는데 살아서 뭐해?'로 그 방향이 바뀐 것.


아래 그림을 보면 좀 더 이해가 될 것이다.

욕구 계층 이론의 욕구 흐름 다시 보기 by 스테르담


이는, 시대 변화와 관계가 있다.

배고프던 시대와 풍족한 시대의 욕구 흐름이 확연하게 바뀐 것이다.


한 후배가 했던 말이 생생히 기억난다.

"저는 돈보다는 재밌는 일을 원해요. 지금 하는 일은 재밌어서 하는 거지, 재미없으면 관두고 다른 거 할 거예요!"라는 말이었는데, 먹고살기 위해 일을 택하던 세대인 내게는 그 말이 일대의 혁명과도 발언이었다. 더 이상 배고픔이 두렵지 않으니 나올 수 있는 말. '에이, 설마 요즘 시대에 굶어 죽겠어?'란 정서가 확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존'에 대한 욕구도 급격히 바뀌었다.

예전엔 맹수와 전쟁으로부터의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경제적인 생존이 우선이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돈을 벌기도 하지만, 남보다 잘 살고 남보다 있어 보여야 한다는 경제를 바탕으로 한 심리적 생존이 더 우선시되는 세상이다.


내 욕구는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


그렇다면 내 욕구의 흐름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무엇을 지향하기에 이런 다짐과 행동을 하는가?


세상이 코인이나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들썩일 때.

부동산으로 수 억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누군가 스마트 스토어로 월급 이상의 돈을 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친구가 투고에 성공해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코인이나 주식을 해볼까?

이제라도 부동산이나 스마트 스토어를 해볼까?

돈을 주고서라도 책쓰기 속성 강의를 들어볼까?


이러한 조급함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런 중요한 건,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고, 누구나 유명해지길 바라지만. 정작 부자가 되고 유명해졌을 때 오는 마음의 헛헛함을 토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건, 내 욕구가 무어인지 그리고 그 욕구는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를 살피지 못한 결과다.


내 욕구의 실체와 그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무언가를 이루어가는데 큰 원동력이 되고, 그것을 해내고 난 뒤에도 그 결과와 열매를 만끽할 수 있다.




욕구는 밖이 아닌 나에게로부터 나와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와 물질 우선 시대는 내 욕구가 아닌 남의 욕구가 주입되기 딱 좋은 시대다. 내가 뭘 좋아하고 바라는지 모르면, 결국 세상의 욕구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편승된 욕구는 내 의지와 삶과는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그 끝은 말하지 않아도 나에겐 좋지 않은 결과가 될 것임을 알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구하고 싶은 것을 용감히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욕구는 곧 시들어 버린다.
인생의 최대의 고난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늘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

- 작자 미상 - 


욕구는 곧 동기가 된다.

욕구가 동기가 되고, 그 동기가 나를 움직여 무언가를 해내는 그 과정 안에 바로 '욕구의 흐름'이 있다. 이를 알기 위해선 내 욕구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하고, 그것의 변화 과정과 내 안에서 동기로 변환되는 그 에너지의 변화 과정을 관찰하고 느껴야 한다.


내 욕구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지,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지.

아니면 정체되어 있는지, 또는 여러 개가 동시에 방향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지.


중요한 건, 시시때때로 계속하여 내 마음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내 것이 아닌 욕구에 휘둘리지 않도록.




[글쓰기 강의 + 함께 쓰고 출판하기]

스테르담 글쓰기 클래스(쓰기+출간)


[글쓰기 시작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탈잉 글쓰기 클래스(VOD)

탈잉 글쓰기 클래스(오프라인/줌라이브)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에듀 캐스트 직장내공 강의 (VOD)


[종합 정보 모음]

스테르담 저서 모음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는 합리적인 열정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