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가장 큰 수혜자

지금 당장, 어느 누구라도 글쓰기의 큰 수혜를 입길 바라고 또 바란다.

by 스테르담

오랜만에 아이들과 수영장을 찾았을 때였다.

누가 더 오래 숨을 참을 수 있을까를 가려보자며 타이머를 맞추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잠수의 느낌. 공기가 없는 수면 아래는 고요했다. 물 속이니 나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입을 벌릴 수도 없었고, 벌린다 한들 공기가 없으니 소리가 퍼질 리 만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나로부터 발생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입과 목 그리고 머리에서 심장박동에 따라 움찔거리는 미세하고도 세세한 소리들이 들렸다.


그것들은 내가 평소에 듣지 못하던 소리였다.

그러나 분명한 건, 들리지 않았으나 내가 항상 듣고 있는 소리이며 또 내가 가장 먼저 듣는 소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내가 말을 내뱉으면 그 말을 가장 먼저 듣는 건 나 자신이다.

욕을 하면 욕을 가장 먼저 듣는 것도 나고, 칭찬을 해도 그 말을 가장 먼저 듣는 것도 나다. 이러한 당연한 사실을 평소엔 알아채지 못하다가 아이들과 찾은 수영장에서야 나는 잊고 있던 걸 떠올렸다.


그러나, 말보다 앞선 게 있다.

그건 바로 생각이다.


말은 생각 다음이다.

물론, 생각 없이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생각 없이 말했다는 건 감춰있거나 억눌렸던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보는 게 맞다. 사람의 언어체계가 지식의 습득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부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험과 추억, 감정과 충동 등이 저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즉, 생각이 과정이고 말은 결과다.

Garbage in, Garbage out의 법칙 또한 우리의 생각과 말에 적용된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다면 내 '생각'은 무엇일까?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시시각각 변질되고 도통 알 수 없는 내 생각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다가간다면 나는 그것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답을 몰라도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생각해야 우리는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본다.

생각은 왜 생겨 나는가?

그리고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그것이 '감정'에서 온다고 믿는다.

'감정'이 '생각'을 만들어내고, 그 '생각'은 기어코 '말'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면 생각할 필요가 없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은커녕 존재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로, 감정 있는 것들은 느낄 수 있음으로 존재할 수 있다.


내가 내뱉는 욕과 칭찬.

또는 슬픔의 언어와 기쁨의 언어.


내가 가장 먼저 듣는 말.

그 이전에 그것들을 떠올린 나.

그보다 더 전에 무언가를 느낀 나.


나는 그것들을 기록해야 한다.

감정의 발현부터 생각의 흐름. 그로 인한 결과인 내 말과 행동. 이 모든 것은 최우선으로 '나'와 연계되어 있다. 잠수를 하며 미세하게 들은 고요한 심장 박동 소리처럼, 그것은 세상이 아무리 요란해도 내게 먼저 들리고 있다는 걸 알아채야 한다.


적지 않으면 그 소리는 사라진다.

아니, 적으려 하지 않으면 그 소리는 아예 들을 수가 없다.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잠수해야 한다.

그 내면 아래에 어떠한 감정이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해야 한다.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것들을 구체화하는 데에는 글쓰기만 한 방법이 없다. 날아가고 사라지는 생각들을 붙잡는 방법. 고온의 철판 위 버터처럼 사르르 녹아버리는 감정들을 붙잡는 방법. 말과 행동이 필터를 거르지 않고 나와 내 삶을 방해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내면으로의 잠수.

그것들의 기록.


바로, 글쓰기다.


P.S


그렇다면, '글쓰기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나다'라고 말할 수 있다.

'감정'과 '생각' 그리고 '말과 행동'을 한데 모아 실체화하고, 그것들을 생활에 녹여낼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꾸준히, 끊임없이. 글쓰기를 이어가야 하는 이유다.

무언가를 느끼는 한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므로 글쓰기의 소재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느낀 것을 쓰면 된다. 사색을 통해 메시지를 찾으면 된다. 말 또는 글로 내뱉어 세상에 내보이면 된다.


지금 당장, 어느 누구라도 글쓰기의 큰 수혜를 입길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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