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그 어중간함 사이에서

늘 어중간해지고, 늘 애매해져야겠다. 가장 확실해지기 위해.

by 스테르담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


'유토피아'라는 말처럼 재미있는 말이 없다.

그리스어의 'ou(없다)'와 'topos(장소)'를 조합한 이 말은, '어디에도 없는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나 바라는 장소'가 된 것이다.


이와는 대비되는 말도 있다.

바로 '디스토피아'다. 'dys(나쁜)'와 'topos(장소)'가 결합된 단어로 존 스튜어트 밀의 그리스어 지식을 통해 탄생된 단어다.


그렇다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는 반대의 개념인 걸까?

일대일로 보면 다소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방향성이나 진영 논리로 본다면 그것은 반대의 개념이 맞다. 그러나 유토피아의 추구가 결국 디스토피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완전한 사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모두를 통제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유토피아를 전체주의가 아닌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해가는 과정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과정으로 본다면 유토피아의 실재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어디로 가야 할 지에 대한 방향만 있다면, 실체가 없더라도 분명 의미는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그 사이 어딘가


어찌 되었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상반된 개념으로 이해하고 본다면, 나는 그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를 자문한다.

그 둘은 양 극단에 그 자리를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는 가깝지 아니하므로 분명 그 사이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발견한 그 사이의 무언가는 바로 '현실'이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사이엔 '현실'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경계다. 그 경계는 매우 첨예하다. 종이 한 장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리 삐끗하면 우리는 유토피아로 발을 내딛고, 저리 삐끗하면 디스토피아로 빠져들 수도 있다.

하루의 기분을 돌아볼 때 나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수도 없이 드나든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감정 변화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그야말로 다이나믹하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그 둘 사이를 신속하게 오가고 있다.

그것도 순식간에.

여러 번.


가장 애매한 것이 가장 확실한 것이다.


아무리 기뻐도, 아무리 괴로워도.

결국, 정신 차려보면 우리는 '현실'에 있다. 우리는 보통 어느 양극단이 아닌 곳에 위치해 있으면 그것을 '어중간하다' 또는 '애매하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 가장 어중간하고 가장 애매한 그것이 가장 확실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양극단이 아닌 어중간함과 애매함을 달리 표현하면, '중심'을 잡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만큼 선명하고 확실한 실체는 없다.

유토피아라는 없는 곳을 바라는 마음은 이미 선명하지 않고, 디스토피아로 침잠하는 존재라 할지라도 밥은 먹고 잠은 자야 하므로 현실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면, 결국 삶은 어중간하고 애매한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살아낼 수 있다.


유토피아에 매몰되면 망상에 빠진다.

디스토피아에 빠져들면 우울을 뒤집어쓴다.


어느 한쪽으로 쏠릴 때, 우리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 중심이 바로 가장 애매하지만 가장 선명한 '현실'이라는 곳이다.




삶은 결국 중심잡기다.

삶은 그래서 균형 맞추기다.


중심엔 언제나 '현실'이 있다.

현실적으로 되는 것이 진짜 되는 것이고, 현실화되지 않은 절망은 절망이 아니다.


진짜 되는 것, 절망을 희망으로 만드는 것.

반대로, 정말로 되지 않는 것과 희망이 절망으로 변하는 것.


이 모든 건 '현실'이라는 통로를 거쳐 만들어낸 결과들인 것이다.


나는 이 통로를 통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마음껏 드나들기로 한다.


좋은 것만 바랄 때 삶은 괴로워지고, 괴롭다고만 생각할 때 희망은 피어오르니.

그 둘을 알맞게 가져가며 사는 것이 진정 나 자신을 위한 삶의 지혜가 아닐까 한다.


늘 어중간해지고, 늘 애매해져야겠다.

가장 확실해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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