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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28. 2016

인턴 MK에게

벌써 6개월이 흘렀구나 그 이상으로 성장했길 바라며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잘 이겨내고 마친 MK에게.


항상 느끼는 거지만 시간이 참 빠르구나.

그 시간 이상으로 성장한 너의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내가 바빠 많이 가르쳐주지 못했다는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 준 것 같아 고마워.


인턴의 초심은 언제나 하늘을 찌르지만, 그 초심을 잃지 않고 가져가는 것은 인턴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사람들의 덕목일 거야. 변할 순 있어도 그것을 잃지는 말라는 나의 첫 당부를 끝까지 지켜내 주어 또 고맙다.


나 또한 내 초심을 생각해본다.

여기 멀리 해외까지 와서 일을 함께 하게 될 이 친구에게 나는 어떤 것을 줄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해주어 나와 인턴, 그리고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난 일은 기본으로 잘 하되, 해외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많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또 그렇게 해주기 위한 노력했단다. 나의 노력이 다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 효과가 좌우된다면, MK의 태도는 충분히 그것을 잘 알아듣고 또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태도는 곧이 곧대로 너의 역량이 되었다.

그래서 또 고맙다.




오자마자 내가 요청하고 또 멘토링을 했던 것을 다시 정리하자.

우리 모두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1. 업무 관련


작은 것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해.

회사는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고, 그 커뮤니케이션을  뒷받침하는 것은 당장 너의 말투와 글, 자료 정리 및 전달하는 모든 역량의 총합체야. 커뮤니케이션을 뒷받침하는 것에 오타나 틀린 숫자, 잘못된 로직 등은 그 신뢰도를 한참 떨어뜨리지.

언젠가 어떻게 그렇게 매의 눈으로 작은 것  하나하나 잡아내냐고 물었었지? 내가 예리한 게 아니라 아직 네가 서툴렀던 거야.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고. 난 그것을 너의 눈으로, 스스로 바라보도록 유도했지. 다행히 잘 따라주었다.

그러니 앞으로도 숫자를 보낼 때는 개별 숫자와 총합을 보내기 전에 항상 확인하고. 맞춤법이나 엑셀 수식의 로직 등도 꼭 최종 확인하고 보내자. 특히, 이메일은 보내기 버튼을 누르자마자 하필이면  그때 오타가 보이는 경우가 많으니 한 번 더 숨을 들이쉬는 작은 여유를 가지고 보내도록.


받는 사람 입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수백 번 수천 번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야.
항상 했던 말, 받는 사람 입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

받는 사람들은 참 다양해. 주류를 이루는 것은 상사지만, 선배와 동료 그리고 후배, 유관부서와 제 3 부서 사람 등. 하루 종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굴러가는 곳이 회사인 곳을 이미 봤을 거야.

그렇다면 보고서를 쓰든, 유관부서에 협조를 보내든, 협상을 위한 테이블에 앉아 있든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신경 써야 해.

그렇다면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겠지?
저 사람은 결론을 먼저 듣기  좋아하는지, 아니면 과정부터 듣는 사람인지.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그래프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빠른 회신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정확성을  더욱더  중시하는지 등.

예를 들어, 메일을 받는 사람들의 직책이  높을수록 수많은 메일을 받고 첨부 파일을 열어볼 시간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면, 첫 문장에서 결론부터 시작하는 간략한 보고 형식이 좋겠지? 그리고 이어서 시간이 좀 더 난다면 볼 수 있도록 자세한 사항은 그 아래에 보기 쉬운 형태로 붙이고 말이야.


2. 태도 관련


Attitude의 차별화가 매우 중요해. 이미지 메이킹이라 불리기도 하지.
회사에는 '근태'라는 것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출근이나 결근, 지각 등을 관리하는 체계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근무태도'를 총칭하는 말이기도 해.

내가 MK에게 요청한 것은 30분 일찍 출근하고, 그 대신 30분 일찍 퇴근하라는 것이었어. 고백하건대, 그것은 너의 초심을 확인하고자 한 나의 작은 장치였어.

내 기억엔 부득이한 단 한 번을 빼고는 거의 정확하게 항상 모든 시간을 지켰어. 잘했다.
단지, 정해진 출근 시간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우스울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그것 하나 지키지 못하는 사람에게 초심과 열정은 기대할 수 없겠지. 마지막 기회를 주었는데도 지각을 했던 이전의 인턴에 대해  이야기해줬을 거야. 내가 지금 누구를 더 신뢰할까? 답은 뻔하겠지?

또 하나. 요즘은 업무가  고도화되어 있지만 또 시스템화 되어 있기도 해. 즉, 업무로는 큰 차별화가 되기 어려워. 아주 운이 좋아서 몇 백억짜리 수주가 앉아서 들어오고, 하는 일마다 대박이 터진다면 몰라도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Attitude는 나의 이미지를 구축해간단다. 결과는 같더라도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람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주느냐는 그 안에서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는 거야.

'저 친구는 참 열정적이야', '저 친구는 좀 믿음이 안가'는 큰 차이지만, 그 발단은 그리 크지 않아. 작은 것 하나 소중히 하는 마음,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이 단초가 되겠지.

이미지에 따라 같은 실수를 해도, '저 친구가 저럴 친구가 아닌데... 정말 운이 좋지 않았구나', '내 저럴 줄 알았다. 저 친구가 그렇지 뭐.'로 갈리곤 해. 어떤 소리를 들어야 할지는 당연히 알겠지? 그러니 태도와 관련해서 어떻게 자신을 포지셔닝하고 만들어 나아갈지 고민해봐. 이미 잘 하고 있지만.

그러나 한 가지.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를 구축해선 안돼. 정치판 같아 보이는 이 바닥도,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잊지 마. 절대.


오감을 열어 놓는 업무 방식

자신이 업무에 오롯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거기에만 빠져있다면 회사 생활은  힘들어질 거야.

오감을 열어 놓아라.
그리고 자기 일에 집중하되 팀장이 하는 말, 옆 부서에서 들려오는 소식 그리고 선후배들을 분주히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오감으로 느껴야 해.

그러면 내게 올 일이, 우리 팀에 닥칠 것들이 미리미리 보인다.
예를 들어, 무심코 들린 팀장의 혼잣말 '어? 다음 보고가 몇 시지?'라는 말을 들었다면, 재빨리 알아채고  대답해준다면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도 되겠지. 위에서 말한 이미지 메이킹의 좋은 예가 될 거야.


3. 바라는 점


해외 인턴이기 때문에 많은 곳을 보며 경험을 쌓는 것은 참 잘한 일이야.
그런데 아쉬운 점은, 이 곳 현지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시간을 많이 못 가졌다는 것.
이건 사실 내 잘못이 클 거야. 바쁘다 보니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던 계획이 잘 되지 않았지.

하지만, 그럼에도 난 좀 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스스로 했으면 했어. 동시에 어학공부도 될 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한국 사람들도 설득하기 쉽지 않은데 외국사람들을 대상으로 내 생각을 말하고 설득하고, 스스로 만든 자료를 설명하면 얼마나 많은 실력이 늘겠어? 이 부분은 우리 서로 반성하자.




자. 멘토링을 빙자한 잔소리가 길었다.

난 MK가 이제 실제 사회에 나가기 위해 이제 조금 무언가의 역량을 갖추었다고 생각해.


여기서 아주 아주 잘했지만, 이것에 만족하지 말고  더  일취월장해라.

살다 보면 정말 힘들어서 아무도 내편이 아니고, 또 갑자기 우울해질 때가 있을 거야. 일도 잘 안 풀리고.


그렇게, 내가 나를 응원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분명 올 거야.

이 세상, 내가 나를 응원하지 않으면 누가 날 응원하겠어?


그럴 때마다 여기에서 쌓은 역량과 기분 좋았던 성장을 꺼내봤으면 해.

그렇게 다시 한 번 더 마음 다잡고 또 한 걸음 나아가는 거다.


꾸역 꾸역이라도 좋다.

우리는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린 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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