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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19. 2016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엇박자 줄이기

본질은 사라지고 감정만 남게 되는 현장

Hi, 젊음.

잘 지냈어? 오랜만이지?


시간 참 빠른 것 같아.

이제 곧 2월이 끝나 가. 1월을 야심 차게 맞이한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상투적인 말이지만, 매년 하게 되는 이 말.


그렇더라도  올해 초에 생각해던 다짐들은, 잠시라도 다시 한 번 꺼내보자고.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직장이란 곳은 말이야.

커뮤니케이션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야.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해서 커뮤니케이션으로 끝나거든. 잘 해결되는 문제나 일, 그렇지 않은 일들도 모두 커뮤니케이션에 의한 것들이고, 또 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할 수도 또는  악화시킬 수도 있어.


물론, 직장 내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삶과 인생 전반에 걸친 것이겠지?


오늘도, 식상하지만 사전적 의미부터 한 번 볼까?

그러고 보니 난 글을 쓰면서 항상 모르고 있던 걸 알게 되는 것 같아.


내가 언제 이런 사전적 의미를 이리저리 뒤져 보겠어?

다 우리 젊음들 덕분이야!

- Communication-
①(병의) 전염 ②(언론·문서·신호 등에 의한 의견·정보 등의) 전달 ③(주고받는) 정보 ④교통 ⑤(communications) (단수 취급) 통신학(通信學) / 다음 어학사전-

- 의사소통 -
의사소통(意思疏通) 또는 휴먼 커뮤니케이션(영어: human communication, anthroposemiotics)은 사람의사감정의 소통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능력이다. 상호 간 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매체로는 구어(口語)와 문어(文語)는 물론 몸짓, 자세, 표정, 억양, 노래, 춤 등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들까지 포함된다. / 위키백과

자, 찾아보니 위와 같은 뜻이 있네. 물론 우리가 잘 알던 것들이고.

그런데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어려움이 더 무서운 것 같아.


"커뮤니케이션, 엇박자의 서막"


'아'하면 '아'하고, '어'하면 '어'하는.

'A'를 말하면 'A'로 듣고, 'B'를 말하면 'B'를 듣는.


지극히 당연해야 할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참 삶의 묘미인 것 같아.

어떤 사람은 그 '묘미'를 즐기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그로 인해 힘들게 살아가겠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문적인 글도 많고, 다루는 분야도 많지만 난 오늘 내가 겪었던 내용을 토대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해.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져갈지에 대해서도.

즉, 너무 장황한 것 말고 현실적인 예를 보면서  이야기해보자고.


그 서막은 바로 '엇박자'야.

커뮤니케이션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례: 내가 대리 시절 겪었던 서러웠던 기억
          (상황: 해외 바이어가 오늘 귀국한다. 공항에는 에이전시가 나가 있다.)

팀장: 스테르담 대리, 오늘 오후 일정은 뭔가?

대리: 네, 오전 업무 후에 오후 바이어 마중 및 픽업이 있습니다.

팀장: 그걸 왜 자네가 나가지? 에이전시 나가 있지 않나?

대리: 네, 제 거래선이기도 하고 또 에이전시만 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팀장: 그런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자네가 꼭 해야 하나?


상당히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난 그 날 모든 팀원이 있는 앞에서 큰 소리로 팀장님에게 대들고 말았어. 너무 억울했거든. 여기서 항변하지 않으면 오후 내내 내가 할 일은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이 될 테니까 말이야.


팀장님은 매우 많이  당황해하셨어. 지금 생각해도 대단히 죄송할 정도로 심하게 대들었거든. 그래서는 안되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억울한 것도 한 몫하긴 했지.


자, 여기서 발생한 엇박자를 한 번 같이 볼까?


이야기의 본질: 거래선 마중을 나가는 것에 대한 논의

팀장이 하고 싶은 이야기
- 거래선 마중까지 갈 이유가 있을까? 에이전시도 가 있는데. 그보다는 우리 팀에 주어진 바쁜 일을 함께 하는 게 어떨까?

내가 받아들인 이야기
- 자네는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군. 오후에 사무실을 나가는 순간 자네는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하게 되는 거야.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는 거지.


엇박자는 이렇게 시작되고 말지. 그리고 그 골은 더더욱 깊어만 가고.

팀장이 표현을 좀 과하게 한 게 분명 있지만, 더 중요한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도였을 거야.


그러나, 받아들이는 나는 심각하지. 이미 상처는 받을 대로 받았어. 나는 이미 '본질'을 보는 객관성을 잃었고. 아니 팀장님이 지금 나한테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한다고 했지? 그러니까 내가 비효율적인 사람이란 거고? 오후에 사무실을 나서는 순간 나는 의미 없는 일을 하루 종일 하는 거고... 이왕 거래선 잘 대접해주고 힘내서 하고 오라는 격려를 하면 오후 내내 보람찰 텐데... 왜 저런 식으로 말할까?


오만가지 생각을 감정이 다 담아두지 못하고 터지고 말았지. 감정의 주머니는 생각보다 작은 것 같아.

그래서 하는 이야기는 '공항에 나가는 것이 맞을까, 아닐까'가 아닌, 본질과 벗어난 즉, 나는 나 자신을 변명하고 또 감정 상한 것에 대한 표현으로 흘러가고, 팀장의 경우에는 아랫사람이 들이박는 모습에 또 다른 감정으로 응수하고 말지.


둘 다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는 거야.


팀장은 아랫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에 대한 고민 없이 말을 뱉었고.

나는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상한 감정에 충실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만 거지.


"엇박자, 왜 생긴 거지?"


자. 이런 깊은 골을 만든 엇박자는 왜 생긴 걸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팀장은 듣는 사람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말을 내뱉었어. 정말 더 중요한 일을 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스스로 생각하게 해서 판단을 하게 했어야 하는데,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라고 하면 누가 그걸 순순히  받아들이겠어?


듣는 사람도 마찬가지. 본질을 못 보고 자기 방어나 감정에만 충실하였던 거야.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은 복잡 다단해. 말할 때도 신경 써야 하고, 들을 때도  순화해야 해.


엇박자의 이유? 간단하지?

본질에서 벗어나기는 이리도 쉬운 것 같아.


"완벽할 순 없지만, 개선을 위한 방법들"


사실 몇 주 전에도 내가 모시는 상사와 내 동료가 비슷한 상황을 만든 적이 있어.

손님을 모시는데, 상사는 too much 하더라도 극진히 모셔야 한다는 주의였고, 내 동료는 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거든. 서로 감정이 상하니 본질에서 벗어난 대화가 오가기 시작했어.


상사: 그럴 거면 집에 가서 편히 쉬라고.
동료: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닌데요.


이미 감정은 상할 대로 상한 거지. 본질에선 벗어나고.

위 먼저번 사례와 똑같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

그러면서도 사람인지라, 감정의 주머니는 우리 생각보다 아주 작아서 이런 일들이 반복되곤 하지.


자, 정답은 아닐 거야.

그런데 직장 생활 좀 해보니까 알게 된 것들이 몇 개 있어.

그래서 정리해 보려고. 물론, 그 상황에 닥치면 나도 내가 정리한 것을 적용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

모르긴 몰라도 내 감정 주머니는 누구보다 작거든.


그래도 노력해 봐야겠지?

하루하루, 날마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져야 하니까.




"커뮤니케이션 엇박자 줄이기"


첫째, 받아들이는 상대방을 생각하고 이야기 하자.

즉, 상대방이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거야. 매 순간은 못하더라도 중요하게 전달할 일이 있다면 꼭. 한 가지 팁은 전하는 이야기의 '내용'과 '표현'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앞서 말해 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하고 비효율적인 업무'라는 '표현'으로 인해 모든 본질이 가려지고 말았거든. 무슨 이야기 인지 알지? ('감정'이 아닌 '감성'으로 일하기를 읽어보면 좀 더 도움이 될거야.)


둘째, 받아들이는 나를, 상황을, 표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지만. 또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해.

내가 들은 이야기, 그 순간 내게 느껴지는 감정을 한 발짝 뒤에서 나를 바라보는 거야. 지금의 상황, 그 말의 의미, 받아들이고 있는 나의 반응을. 그러면 느껴진 감정대로 반응하는 나를 붙들 수 있을 기회가 더 많을 거야.


셋째, 객관적 바라보기가 연습되었다면 이젠 '본질'을 보는 연습을 하자.

자, 두 번째 것을 연습하다 보면 이제 갖가지 표현과 감정, 그리고 공격적인 말투 속에서도 이야기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게 되거든. 던진 사람은 공격이 아닌데, 받아들이는 사람은 천추의 한이 될 수도 있는 상황들이 많은 이 바닥에서, '본질'을 바라보고 그에 대응한다는 것은 대단한 역량이라고 할 수 있어.

앞의 사례에서, '아 정말 공항을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할까, 아니면 안 가도 될까?'라는 본질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자기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했다면 위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마지막으로 또 몇 가지.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화하기 위해 난 항상 '중간보고'를 강조하곤 해. 이는 상사와 부하뿐만 아니라 동료나 유관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할 때도 마찬가지야. 극단적인 예를 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중간중간 '사랑해'라는 말해주는 것과 그렇지 않고, 내가 사랑해주는 맘 알겠지...라고 하루하루 넘어가면 나중에 힘들어진다는 것. 알지?


그리고 상사가 하는 말은 항상 나를 후벼 파고 공격처럼 들릴 수 있어. 하지만, '상사는 상사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이야.' 우리 젊음들이 상사가 되었다고 생각해봐. 부하직원에게 할 말은 격려의 말보다는 일의 현황을 묻고, 왜 안되었는지에 대한 사유와 보고서에 대한 질문이 태반일 거야. 왜냐하면 상사로서 팀의 일을 파악해서 또 다른 상사에게 보고하고, 또 우리 팀을 지키고 이끌어가야 하거든.




자,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줄일게.

내가 경험하고 알아내고 생각해본 것의 대부분이야.


우리는 젊으니까 앞으로도 많은 것을, 더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될 거야.

그럴 때마다 더 현명하게 깨지고 배우고 알아가길 바랄게.


'깨닫다'의 어원이, '깨다 + 알다'래.

즉, 깨닫기 위해서는 깨져야 한다는 사실.


직장은 깨지고 알아가는 데는 최적의 장소인 것 같아.

우리 깨지고 알아가자.  더욱더.


우린 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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