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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l 09. 2021

두려움 없이 글을 쓰는 방법은, 두려움을 쓰는 것이다.

두려움이란 감정은 아주 훌륭한 글감이었던 것이다.

글쓰기 앞에
두려움이 치고 올라온다면


'시작'은 '두려움'과 함께 온다.

해보지 않은 것 앞에 불안정한 마음은 곧 두려움을 양산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조금은 더 재밌어진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그 순간, 어쩌면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하려 하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글쓰기 앞에 두려움은 다른 것의 시작과 비교하여 좀 더 큰 경향이 있다.


써보지 않아서.

꾸준하지 못해서.

쓰다 보면 삼천포로 빠져서.

작가라는 말이 나에겐 어울리지 않아서.

내 주제에 무슨 글쓰기냐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들려서.


사실, 글쓰기는 내가 바로 쓰면 되는 가장 간단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머뭇거림은 생각보다 크다.

눈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안절부절못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어디에 써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두려움은 커지고 나 자신은 쪼그라지는 시간을 무수히도 견뎌냈던 기억이 난다.


글쓰기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내가, 필력이라곤 개미 눈곱만큼도 없던 내가 그 막막했던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던 건 무식한 자의 용기였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두려움이 올라왔고, 나는 그 두려운 마음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글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사람들은 글을 쓰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똑똑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아는 단어가 많아야 하며 논리적으로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정서가 가득하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글쓰기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글쓰기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훅하고 올라왔을 때를 떠올려보면 좋다. 그 신호는 머리가 아닌 가슴 어귀였던 걸 기억할 것이다. 그러니까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용솟음친 그 감정은, 백날 다이어리에 글쓰기를 시작해야지 머리로 결심했던 지지부진함을 털어버리고 팔을 걷어붙여 글쓰기를 시작하게 한 것이다.


생각해보니 '두려움'도 감정이었다.

나를 괴롭히는 두려움을 가만히 관찰해봤다. 마치 데생을 하기 위해 석고상을 탁자 위에 놓은 것처럼, 나는 두려움이란 감정을 내 마음의 탁자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두려움은 나를 압도하는 무서운 것에서, 자세히 보니 꽤 귀엽고 매력적인 면이 있는 대상으로 변해있었다.


다름 아닌 글의 소재.

두려움이란 감정은 아주 훌륭한 글감이었던 것이다.


내 안의 검열관.

다른 사람의 평가를 의식하는 마음. 꾸준하지 못한 네가 무슨 글쓰기냐는 내면 아이의 거침없는 비아냥까지. 두려움 안에는 불쾌한 것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불쾌함과 유쾌함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생각해볼 때 그러한 유쾌하지 않은 것들의 이면엔 나는 반드시 글쓰기를 시작하고 해내야겠다는 다짐과 고집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시작하지 않으면 두려울 일도 없지 않은가.

두려움이 생겨나고, 그것이 커지면 커질수록. 나는 생각보다 더 큰 일을 도모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된다.




두려움을 키우면 키울수록 나는 더 대단한 일을 해낸다는 아이러니.

큰 두려움 안에서 다양한 글감을 찾을 수 있다는 카타르시스.


두려움 없이 글을 쓰는 방법은, 바로 그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그것에 대해 쓰는 것이다.


오늘 내게 일어난 희로애락의 감정들 속엔, 그렇게 멋지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어디 멀리서 내 글감을 찾으려 하는 것은 불필요한 두려움만을 양산한다.


내 안에서 일어난 두려움.

내 안에서 발생한 감정들.


그것을 헤아리고 써 나아갈 때, 글쓰기는 멈추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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