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는 본캐가 있을 때 가능한 존재야.
요즘은 부캐 전성시대야.
왜 그런지 생각해봤어?
난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첫째, 다양성의 문화.
둘째, 미래가 불안한 시대.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로.
예전엔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죄악이었는데 이제는 미덕인 시대가 된 거지.
동시에, 미래가 확실치 않은 시대가 되었어.
일자리는 줄고, 취업은 힘든데 집 값은 저 멀리 날아가고.
그러니 월급으로 충분 할리가 없지.
본업이 있지만 각자의 살길을 위해 여러 가지에 도전하게 되었어.
스마트 스토어나 재테크.
작가나 예술가 등.
내 목소리를 내자는 자기 계발과, 미래가 불안해 다른 수입 파이프 라인을 만들자는 의도가 만나 부캐를 양산해내는 시대가 된 거야.
나는 이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사회가 강요하는 페르소나를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페르소나를 쓰게 된 거니까 얼마나 멋있어.
하지만 문제는 불안한 마음에 나에게 맞지도 않는 페르소나를 쓸 때야.
친구가 스마트 스토어를 하니까, 주변의 누군가가 주식을 하니까.
내 목적과 원형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캐를 만드는 건 매우 위험해.
써야 하는 페르소나와, 내가 쓸 수 있는 페르소나를 잘 구분해야 해.
지금, 흩어져 있는 자신을 다시 모아봐.
불안함에 여기저기에 양산해 낸 부캐들.
그것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부캐는 본캐가 있을 때 가능한 존재야.
본캐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는데 부캐가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본업이 엉망이면, 사이드 프로젝트도 엉망이 돼.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잘 모아야, 잘 흩어질 수 있어.
잘 흩어져야 잘 모아질 수 있어.
부정적인 자기 분열은 불안함의 표상이야.
긍정적인 자기 분열은 내 원형이 중심을 잡을 때 가능해.
잠시 숨을 고르고.
퍼즐을 맞추듯, 흩어진 자신을 모아봐.
잃어버린 조각은 없는지, 내가 완성하고픈 퍼즐의 그림은 무엇인지.
그것을 알고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