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Aug 12. 2021

자존심이 상할 땐, 자존감으로 극복해.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알아채길


아침이었어.

만원 버스 안이었지.


교복을 입던 풋풋한 때였어.

버스 뒷 문으로 내리던 그때.


나는 대차게 넘어졌어.

수많은 학교 교복을 입은 무리들이 나를 쳐다봤었지.


동물원의 원숭이.

그게 나였어.


창피했어.

자존심이 상했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어.

며칠 동안 마음이 너무 아팠어.


그 이후로도 자존심 상하는 일들은 계속해서 이어졌어.


시험에서 떨어지고.

면접에서 얻어맞고.

승진에서 넘어지고.

돈버는데 낙담하고.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 걸까.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상할 대로 상한 내 자존심.


그게 곧 나였어.


하지만, 이제 나는 좀 알겠어.

내가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자존심 상한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그때의 나에게 자존감을 슬쩍 찔러 줄 거야.

자존심이 상할 땐, 자존감으로 극복하라고 말하면서 말이야.


취업 서류 면접에서 광탈당하고.

월급으론 이룰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마주할 때.

자존심은 상할 수밖에 없어.


그때, 자존감을 떠올려.

누가 뭐래도 나는 괜찮다고 외치면서 말이야.


자존심은 남을 의식하는 상대적 마음이야.

반면, 자존감은 내가 나를 인정하는 절대적 다짐이지.


버스에서 내리다 넘어진 나는 창피하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거였어.

누구나 넘어질 수 있으니까.


실제로 넘어지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봤었고, 나는 그들이 누군지 전혀 기억하지 못해.


자존심과 자존감은 모두 필요한 감정이야.

다만, 자존심이 나를 밥 먹여 주진 않아.

나를 밥 먹여주는 건 자존감이야.


오늘도 배불리, 자존감으로 마음의 배를 채우길.

(괜히 상한 거, 속 아픈 거 주워 먹지 말고.)

이전 10화 기분이 그저 그럴 땐 침대 위를 날아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