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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01. 2021

안되는걸 바라지 말고, 되는 게 영원할 거라믿지말고

마음이 좀 더 편하고 더 많은 의미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


직장 생활은 역설적인 함수와도 같다.

어떤 값으로라도 Input과 Output은 이항관계를 가져야 하는데 직장생활은 그렇지가 않다.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 중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 일에 임한 사람도 있다. 분명 임원이 될 거라고 믿었던 사람이 먼저 집에 가고, 저 사람은 임원이 되어선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조기에 임원의 별을 달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얼마 하지 않았을 무렵엔, 나는 이러한 역설적인 함수... 아니 함수가 성립되지 않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을 거듭하면서 차근차근 하나 둘 깨달아온 것이 있는데, 그것은 직장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라면, 좌우가 맞지 않는 함수관계는 그리 역설적이지 않다.

함수마저도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삶이 숫자나 논리로 계산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안 되는 것과
되는 것들의 상관관계


그렇다면 직장엔 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일까?

지난날을 돌아보니 나는 그것에 역설을 대입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행복을 바라면 행복은 더 멀어지는 것처럼, 간절히 바라던 것들은 나에게서 한 걸음 더 물러나곤 했다. 물론, 내가 바라던 것을 쟁취하고 이루고 소위 말해 성공한 것들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 후의 공허함과 오히려 잃은 것이 많았다는 걸 상기할 때 나는 그것들을 진정으로 얻었는지에는 커다란 물음표를 남긴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바람의 정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나에겐 탐욕이 스며들었고, 어느새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던 사람의 탈을 쓰고는 나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갔다. 

한 번은 우리 팀의 팀장이 갑자기 공석이 되면서 팀장 대행을 수행한 적이 있다.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 대행 기간은 누가 봐도 중요한 테스트 기간이었다. 그러나 그 대행기간은 녹록지 않았다. 권한은 없고 책임은 무한으로 져야 하는 그 상황에서 나는 내 원형을 잃고 나도 모르는 나로 변해가고 있었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넘쳐 그것은 욕심이 되었고, 그래서 내 업무 스타일과 리더십은 온데간데없이 팀원들을 다그치기에 바빴다. 빠른 결과를 얻기 위해 사람보다는 업무와 속도 중심으로 팀을 이끌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그 해에 내 위로는 다른 팀장이 부임했고, 그 해의 내 리더십 평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포용하지 못하고, 조급하게 많은 것들을 바란 결과였다. 나를 잘 아는 상사 분들도 내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해는 나에게 최악의 해로 기억된다. 자신감과 자존감, 내 역량에 대한 믿음은 바닥 없는 지하로 수직 낙하하고 있다는 느낌에 우울감이 두드러기처럼 온몸에 올라왔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긍정적인 체념을 했기 때문이다. 글쓰기와 걷기로 마음을 달랜 덕도 있다. 욕심으로 얼룩진 마음은 다시 깨끗해졌고, 조급했던 마음엔 여유가 생겼다. 리더가 되어야겠다는 욕심, 어서 빨리 두 번째 주재원으로 해외 어느 자리를 꿰차야겠다는 서두름의 마음도 그대로 내려놓았다. 


어느 자리, 어느 업무를 해야 내게 유리할까 계산하는 것도 멈췄다. 

그래서, 내가 해보지 않은 업무를 하게 해달라고 했을 때 주위 모든 사람들은 놀랐다. 


그렇게 새로운 업무에 몰두할 무렵.

갑작스러운 해외 발령이 났다. 주재원과는 상관없는 업무를 하고 있었고, 욕심과 탐욕에 찬 리더라는 낙인이 찍힌 나에겐 뜬금없는 소식이었다. 더더군다나 모든 걸 내려놓고, 자리보다는 일을 택한 나에게 말이다.


손에 쥐려고 그렇게 노력했던 때는 오지 않던 것이,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나니 그렇게 갑작스레 나에게 다가온 것이다.


안 되는 것과 되는 것의 상관관계.

그러니까 그것은 내 마음의 역설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안 되는 걸 바라지 말고,
되는 게 영원할 거라 믿지 말고!


업계에는 '승자의 저주'란 말이 있다. 

어느 한 기업이 어렵게 M&A를 하여 몸집을 불렸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거나 인수한 회사를 헐값에 넘기는 경우를 일컬어하는 말이다. 또는, 직장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승승장구하다가 그 성취에 취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곤두박질치는 일도 이에 속한다.


아마도, 무언가 되고 이루어지는 게 영원할 거라 믿은 자만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닐까 한다.

아니, 분명 그렇다. 1등 하고 이기는 것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함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내가 바라는 것들이 이상하리만치 속속들이 이루어질 때일수록, 나 자신을 잘 돌아봐야 한다. 혹시라도 욕심과 탐욕이 스며들진 않는지, 나도 모르는 괴물이 되거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반대로, 되지 않는 건 바라지 않는 게 좋다.

'나는 안돼'란 생각을 하라는 게 아니라,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이란 여유를 가지라는 것. 그게 정신 건강에 좋다. 혹자는 이것이 운명론에 나를 맡긴 무기력한 모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나는 그것을 '긍정적 체념'으로 포장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되, 탐욕이 스며들지 않도록. 그리고 그 결과에 의연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것이 역설을 활용한, 나를 성장시켜 일하는 사람의 방식이다.




정상에서 고꾸라지는 연예인들을 많이 봤을 것이다.

영원할 거라 믿던 것들이 그렇지 아니할 때. 삶의 공허함은 군대처럼 몰려온다. 그러하기에 약물에 기대고, 또 다른 탐욕에 기대거나 스스로를 가누지 못하는 유혹에 빠지는 것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팀장 대행 자리에 올랐을 때, 나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응당 그래야 한다고 했던 결정과 행동들이 오히려 나를 함정에 빠뜨렸다. 그러나, 모든 걸 내려놓고 나에게 좀 더 집중하자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나는 이 기회마저도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하지 않는다. 이 또한 나를 지나쳐가는 많은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안 되는 걸 바라지 않고 되는 것들에도 미련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역설적인 이 마음이, 오히려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인도해줄 거라 믿는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믿는 건, 내 마음이 조금 더 편하고 더 많은 의미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있을 것이라는 것. 나는 내가 설정한 방향을 누구보다 믿는다.


그렇게 나는 직장생활을 계산하지 않기로, 헛된 바람과 교만은 내려놓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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