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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01. 2021

글쓰기엔 과거를 바꾸는 능력이 있다.

후회라는 마음이 명치를 파고들 땐 손가락을 움직여 글을 쓰는 이유다.

사람은 누구나 과거를 바꾸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은 너무나 강력해서 타임머신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가 즐비하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와 미래가 바뀌게 되는 위험천만함을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의 바람을 안고 주인공은 위험을 무릅쓰고 기어이 과거로 달려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과거를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후회'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과거엔 우리의 수많은 후회가 숨 쉬고 있다. 아니, 언제나 과거에서 펄떡이고 있는 후회와 아쉬움은 현재의 우리를 지배한다. 그러니, 위험을 무릅쓰서라도 과거 달려가 그것들을 잠재우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잘 안다.

그러니 타임머신 소설이나 영화를 보며 마음을 달래고, 과거로 가봤자 현재와 미래가 꼬이게 되니 타임머신을 (못 타는 처지이지만) 안타는 게 훨씬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과거의 후회와 아쉬움을 잠재울 수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타임머신을 탄 것과 다름없다. 즉, 과거로 가지 않고도 과거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 무슨 비약일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이게 정말이라면 타임머신을 만들 필요도 없고 과거로 돌아가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되니 훨씬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시도가 아닐까.


종이와 펜.

아니면 책상과 노트북이면 충분하다. 바로, 글쓰기로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있다. 좀 더 정확하게, 아직도 과거에 남아 펄떡이며 오늘의 나를 괴롭히는 '후회'와 '아쉬움'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후회'와 '아쉬움'은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할 때, 더 발광한다.

도망도 가보고, 피해도 보지만. 그럴수록 문득 가슴팍을 때리고 마음속 저 깊이 자리를 잡는다. 이어지는 이불킥으로 하루하루는 피폐해지는 것이다.


생각과 마음을 바꾸어 그것들을 받아들여 본다.

지금의 내가 볼 때, 과거의 '나'는 멍청하고 어리석고 바보 같아 보이지만 그때의 나에겐 그게 최선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결과를 알고, 좀 더 자란 내가 예전의 나를 나무라는 것은 스스로를 힘들게 할 뿐이다. 과거의 나에게 손을 내밀고, 그 내민 손을 맞잡아 내가 나를 위로하는 그 과정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 과거의 나와 내가 했던 행동을 포용할 수 있게 된다. 생각과 마음이 바뀌고, 바보 같았다고 생각했던 내 선택과 언행을 마침내 거둬들일 수 있는 것이다.


후회와 아쉬움이 사라진 그 순간.

이미 과거는 바뀌어 있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과거는 그대로 두고, 과거의 나에게는 미래인 지금의 나를 온전히 세운 것이다. 과거를 터치하지 않았으니 부작용도 없다. 지금의 내가 바뀔 수 있다면 과거를 바꿀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려는 목적은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은 것이니. 이미, 현재의 나는 바뀌어 있으니.


글쓰기는 이처럼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현재를 다독이며, 새로운 미래를 다짐하게 한다.

한 자 한 자 글을 써내려 가다 보면 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간다. 과학적인 법칙의 거스름이 아니니 부작용은 없다. 물리적 유영이 아니니 한계가 없다.


가고 싶은 곳으로.

용서하고 싶은 만큼.

후회와 아쉬움을 줄이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어디에서든지.

나는 나를 용서하고 다독일 수 있게 된다.


문득, 후회라는 마음이 명치를 파고들 땐 손가락을 움직여 글을 쓰는 이유다.

글쓰기엔 과거를 바꾸는 능력이 있다고 믿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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