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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5. 2021

결국, 불편한 마음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직장만큼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곳은 없다.

편하지 않은 마음


직장을 다니기 힘든 이유를 한 마디로 정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다.

적성에 안 맞아서? 월급이 너무 작아서? 인정받지 못해서? 월급이 너무 작아서? 사람 때문에?... 그러니까, 이 모든 걸 한 한 뭉텅이로 묶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직장 내공>에서 나는 직장을, (회사 체질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하기 싫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곳이라 정의한 바 있다.

그러니 모두가 힘든 것이다. 같은 월급쟁이들끼리 지지고 볶는 이유다. 나도 힘들지만 너도 힘들고, 너가 힘드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왜? 모두 마음이 불편하니까. 편하지 않은 마음이니 여유가 없다. 여유가 없으니 남을 돌아볼 수 없고, 심지어는 나 자신조차 돌아보기가 쉽지 않다.


편하지 않은 마음은 사람을 부정적으로 만든다.

위축되고, 쪼그라들고, 한 없이 작아지고 어디 나서고 싶지도 않게 된다. 그러하다 보면 인정받는 기회는 줄어들고 욕을 먹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인 하루가 반복된다.


그 반복 속에 직장인들은 지쳐가고, 마음속엔 멍이 늘어가는 것이다.


불편한 마음


직장에서 마주하는 불편한 마음은 그 종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달 마감은 잘 될까?
저 상사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건가?
저 후배가 나보다 더 잘 나가면 어쩌지?
어제 회식하다가 중간에 나왔는데 다들 그걸 알까?
혹시 내가 어제 한 말로 누군가에게 찍힌 건 아닐까?


사람, 승진, 인정, 실수, 미움 그리고 질투와 같은 오만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불편한 마음은 내가 원인이 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많다. 내 의도가 왜곡되는 경우도 있고, 오해를 사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 무언가를 주지 않아도 미운 사람이 있는 것처럼, 누군가에겐 나 또한 그런 존재일 것이다. 또는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칭찬받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정답이 없고 가늠할 수 없는 직장생활에 회의와 염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 하나.

불편한 마음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온다. 그러니까, 내가 잘 못하거나 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들이다. 직장에서 주어지는 일들은 대개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것들이다.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의 목표와 욕망 그리고 유관부서의 상황이 한데 복합된 총체적 난국이다. 내 의도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고, 하나를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또 다른 총체적 난국이 주어지니 마음은 편할 새가 없는 것이다.


불편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기


삶이 힘들다고 말할 때, 누군가는 '원래 인생이 그런 거야..'란 말을 한다.

나는 이 말이 매우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말만큼 명확한 게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직장은 원래 마음 불편한 곳'이란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직장은 나를 인정해줘야 하는 곳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열심히 했는데 다들 나에게 왜 지적만 하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원래 인생이 그렇듯 직장도 원래 마음 불편한 곳이다. '원래 불편한 곳'이란 걸 알아차리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아마도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저 불편한 마음에 '회사 가기 싫다...'란 생각만 했을 뿐.


우선 내 마음과 지금의 상황을 알아차려야 한다.

알아차리면 받아들일 여유가 생기 때문이다. 알아차리지 못하면 원인도 모르고 내 마음은 내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직장은 내 존재를 우쭈쭈 해주거나, 인정해주는 곳이 아니다.

이윤 창출과, 너와 나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경쟁하고 또 경쟁하는 곳이다.


불편한 마음이 주는 의미와 선물


살던 대로 살면서 오늘과 내일이 바뀌는 걸 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아마도 모두가 그것을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살던 대로 살지 않도록, 불편한 마음이 내 영혼을 잠식하는 걸 멈추도록 해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앞서 말한 불편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것이며, 여기 또 하나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고 싶다면 관점을 바꿔보는 방법이 있다.


바로, '불편한 마음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생각이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자.

나를 한 뼘 더 자라게 만들고,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거나 하기 싫은 일 또는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며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왔다. 예로 '복수'를 주제로 한 영화들을 떠올려 보자. 복수해야겠다는 마음은 불편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누군가 내 소중한 것을 헤쳤을 때 나오는 불편한 마음이, 나를 단련하게 하고 계획하게 하여 복수를 실행에 옮긴다.


직장에서 나를 움직이고 성장시키는 모든 것들이 실은 불편한 마음에서 온다.

상사에게 욕을 먹었다면 불편한 그 상황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무엇 때문에 욕을 먹었고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 불편한 마음을 활용할 여지가 생긴다. 마음이 불편한 건 불편한 것이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는 무언가에 골몰해야 하며 그 골몰하는 시간에 어느덧 나는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나무라는 상사가 있었다.

마음이 참 불편했다. 그러나 오기가 생겼다. 완벽하게 업무를 준비해서 더 이상 트집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고 벼르던 기억이 난다. 그 사이 내 업무 능력은 말 그대로 일취월장했다. 내 시선이 아니라, 상사의 시선으로 관점이 변화되면서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상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불편한 마음을 오기로 바꾸지 않았다면 내 업무 역량은 고만고만하게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불편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지 못해, 그저 가슴앓이만 했다면 얻을 수 없는 선물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변화시키는 건 '머리'가 아닌 '마음'이다.

이성적으로는 이것을 해야 한단 걸 알면서도, 결국 마음이 불편해야 우리는 다짐하고 결심한다.


직장만큼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곳은 없다.

더불어, 한 시도 쉴 새 없이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렇다면 매 순간 우리는 그 의미와 선물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순간 이성은 마비되고, 상한 기분은 모든 의욕을 꺾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편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어차피 마음이 불편할 거면, 무어라도 얻는 게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

그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성장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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