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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25. 2022

글쓰기는 어렵지 않다. 어렵게 쓰려는 마음만 있을 뿐.

그 중심에 내가 있음을 절대 잊지 않기로.

글쓰기만큼이나 이상한 게 있을까 싶다.

글과는 요원한 삶을 사는 이들을 기어이 끌어당기니 말이다. 때의 차이일 뿐, 누구나 마음속엔 글을 쓰고자 하는 바람과 욕구가 (언젠간) 주머니 속 송곳처럼 삐져나오고 만다.


그런데 삐져나온 송곳의 끝은 이내 무뎌진다.

그 쓸모를 잊고 처연해진다. 글쓰기 앞에서 멈춰 서기 때문이다. 분명, 무언가 마음과 불타오르는 의지가 글을 쓰자고 등을 떠밀었는데, 해보지 않았다는 두려움과 꾸준히 이어 나가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은 생각보다 그 맛이 꽤나 쓰다.


그러게.

글쓰기는 왜 그리 어려울까? 왜 우리는 항상 글쓰기 앞에 멈춰 설까? 그리고 꾸준하게 써 나가지 못할까?


글쓰기는 쉽지 않지만 어렵지도 않다.

무슨 말일까 싶을 것이다. 어렵지 않다는 말은 그저 자신을 내어 놓으면 된다는 뜻이고, 쉽지 않다는 말은 자신을 내어 놓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잠깐.

자신을 내어 놓고 말고 와 글쓰기가 무슨 상관일까?


여기서 우리는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나를 내어 놓는 것'이라는 것이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글쓰기를 '작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 짓는 솜씨가 좋아야 글을 쓸 수 있다는 편견과 강박 관념에 우리는 스스로의 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고상한 단어를 사용하여, 어려운 문장을 이루어내야 남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진정한 실력가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말이다. 그것은 내 안의 자기 검열관에 압도당했다는 증거다. 말은 '자기 검열관'이지만, 그 존재는 내 마음보다 다른 이들의 눈치를 더 많이 본다. '내 글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네?', '남이 보고 비웃으면 어떡하지?', '글이 뭔가 앞뒤도 안 맞고 없어 보이는데?'란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한다. 그 속내엔 '나'보다 '남'이 더 많이 녹아져 있다는 게 문제다.


나를 내어 놓는 연습을 하고, 나를 내어 놓는 걸 덜 낯설게 여긴다면.

글쓰기는 어렵지 않다. 고상한 단어와 어려운 문장은 나중에 고민해도 된다. 글부터 쓰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다. 당장 몇십 년을 쓴 작가들과 같이 쓰려고 하니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다.


다시, 글쓰기는 어렵지 않다.

어렵게 쓰려는 마음만 있을 뿐이다.


글쓰기의 시작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내어 놓는 과정이다.

혹시라도 글쓰기가 힘들 때, 나는 이것을 떠올리고 또 떠올린다.


내어 놓는 글쓰기.

관통하는 글쓰기.


그 중심에 내가 있음을 절대 잊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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