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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23. 2022

글 버튼은 다름 아닌 내 마음에 있음을

'글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글쓰기로 '반응' 하기로 한다.

'버튼'이란 말을 기계가 아닌 사람에게 사용하는 걸 심심찮게 본다.

예를 들어, '즐거움이나 슬픔 버튼을 누르다/ 눌리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웃음이 난다면, 눈물이 난다면 그 무언가가 마음의 버튼을 눌렀다고 볼 수 있다. 표현이 직관적이다. 웃음이나 눈물은 어떤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버튼'은 '자극' 그 자체 또는 자극과의 '매개체'를 의미한다.


삶은 그렇게 '자극'과 '반응'으로 이루어진다.

외부 세계에서 온 '자극'은 내면이라는 우주 안에서 융합과정을 거쳐 '반응'이라는 걸 내어 놓는다. 우리 삶의 매 순간을 돌아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배고프다는 자극을 받아 밥 먹는 반응을 보이고, 사랑이라는 자극을 받아 연인을 어루만지는 반응을 선택한다. 상사에게 욕이라는 자극을 받아 주저하고 있던 명품 가방을 지르는 반응을 보이거나, 누군가에게 받은 칭찬을 자극 삼아 더 많은 일을 해내는 반응 등이 그렇다.


결국, '자극'과 '반응'은 내 안에 이루어지는 전쟁과 평화다.

그 촉발점을 우리는 '버튼'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것이 어디에 있냐는 것을 상기해보면 버튼은 분명코 우리 마음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음이, 감정이 그 모든 것의 시작점이란 이야기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이성'보다는 '마음'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헤아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음과 감정은 언제나 고정값이 아닌 변동 값이기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도 모르고, 불과 몇 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가르는 원인이기도 하다. 


재밌는 건, 바로 이러한 변동 값이 글의 소재를 풍부하게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를 작문으로 생각하거나, 필력에 의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글쓰기는 멈추게 되거나 시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항상 강조한다. 글쓰기는 작문이 아니라 마음의 것을 내어 놓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면 쓰고 싶은 것, 써야 하는 것들이 넘쳐난다. 앞서 '내면이라는 우주'라는 표현을 썼는데, 바로 그 무궁무진함을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안엔,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니까,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하고 있다면. 계속해 나아가고 싶다면.

작문력이나 필력을 바라기 보단 내 마음을 먼저 바라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면 필력은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어 있다. 필력은 훌륭한 작문력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거나 그 어떤 영향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기 때문이다. 진솔한 글엔 필력이 베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꺼내어 놓는 그 과정은 진실되므로, 결국 필력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란 이야기다.


결국, '글 버튼'은 내 마음에 있다.

그 어떤 자극들을 모으고 모아 나는 '글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글쓰기로 '반응' 하기로 한다. 


쏟아져 나오는 그것들은 값어치를 환산할 수 없는 나만의 글이 된다. 

내 안의 우주를 엿볼 수 있는 세상 신기한 것들이 된다. 알 수 없지만 그래서 더 매력 있는 나의 내면은 그렇게 오늘도 나를 웃고 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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