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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14. 2022

글쓰기에 필요한 역량 -⑧이기심-

이기적으로 써 내려간 글은 이타적인 영향력이 된다.

이기심은 억울하다


'이기심'만큼이나 억울한 말이 있을까 싶다.

그 뜻은 자신의 몸과 마음의 이익을 꾀하는 것이다. 이 뜻과 의미에 충실해볼 때,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아니, 사람은 이기적이어야 한다. 이타적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도, 결국은 이타적 행위가 스스로의 마음을 편하게 하므로 발현되는 이기심의 한 조각이다. 누군가를 위한 희생, 뜻을 굽히지 않고 대의를 좇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기심엔 이중 잣대가 주어진다.

갓난아기를 예로 들면 좋다. 갓난아기만큼 이기적인 존재는 없다. 배고프다고, 졸리다고. 주위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울어 댄다. 그 소리가 얼마나 신경에 거슬리고 짜증이 나는지는 모두가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아기를 이기적인 존재라 몰아세우지 않는다. 순수하고 귀여운 존재로 여긴다. 사리분별을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이 그랬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아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이기심을 내어 놓았는대도,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이토록 다르다.


'이기심'의 본래 뜻을 왜곡하여 그 자체로 나쁜 단어로 몰아간 것은, 사회적 이데올로기다.

집단주의로 생존해온 우리네 정서가 곧 그 이데올로기가 된 것이다. 그러니 남보다 튀거나, 내 이익을 먼저 추구한다는 건 죄악이나 다름없었다. 세상이 바뀌었지만, 그 집단 무의식의 계승은 쉽사리 바뀔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모든 사람이 이기적이어야 한다고 외친다.

아니, 이미 그러하고 있다. 티를 내지 않으려 하거나, 자신이 이타적임을 먼저 내세우려 할 뿐.


이기심의 원뜻을 헤치는 원흉은 정도를 넘어선 사람들의 행동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이기심과, 그러하지 않은 이기심의 차이는 크다.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시도 때도 없이 자신만을 내세우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이기심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에 더 가깝다. 자신을 돌아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이 남에게 피해가 될지 안될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좌충우돌하는 이기심은 사회적 지탄을 받는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본 자는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일 수 있고, 이타적이면서 이기적일 수 있다.


가장 이기적인 것이 가장 이타적이며, 가장 이타적인 것은 가장 이기적인 것이다.


제대로 된 이기심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글을 써낼 수 있게 한다.

이기적으로 써 내려간 글은 이타적 영향력이 된다.


나는 글을 쓸 때면, 그 어느 누구보다 더 이기적이 된다.

내 마음의 안녕과 이익을 바라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진실된 글이 토해진다.


이기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이기심을 억울하게 만들었지만, 그 이데올로기에 갇혀 진실된 나를 바라보지 못했던 나 또한 억울하기 그지없다.


보다 이기적이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하면 보다 이타적일 수 있으니.


선하고 강한 영향력을 나눌 수 있는 글은 가장 이기적인 마음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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