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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17. 2022

가장 확실한 자기 긍정의 방법

마음과 기분 또한 편식은 금물이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이유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그 좋지 않은 마음은 영혼을 파고들어 스스로를 짓밟는 만행을 저지른다. 지난날을 후회하고, 자신을 타박하는 마조히즘은 사람의 본능이자 자기 방어 기제다. 그렇게 자신을 하염없이 깎아내려야 조금이라도 긍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그리 좋지 않다.

회복의 여지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상처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이러한 과정은, 회복이 되더라도 더 큰 상처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건, 상처 없이 그리고 흉터 없이 회복하는 것이다.


'긍정'이라는 압력


그렇다고 나는 힘든 사람의 입을 벌려 설탕이나 초콜릿을 욱여넣는 것과 같은 '자기 긍정'의 말을 되뇌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세상 누구보다 소중해."
"나는 오늘 행복하기로 선택한다."


항상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건, 어느새 이데올로기가 되어 우리네를 압박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위와 같은 말을 되뇐다고 많은 것이 바뀔까? 한두 번이야 그럴 수 있다 쳐도 힘든 일이 반복되어 무기력해지면,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자기 학대로 회귀하고 만다. 


부정적인 내가 잘못이라는 세상의 지적은 그야말로 압력인 것이다.


'긍정'은 좋은 것이고,
'부정'은 나쁜 것일까?


코로나 검사를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Negative(부정)'이 쓰여있어서 환호를 외친 적이 있고, 'Positive(긍정)'의 결과로 좌절한 적이 있다. 간혹, 이 결과지를 들고 갸우뚱 거리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순간 무언가가 헷갈린 것이다. '긍정'은 좋은 것이고, '부정'은 나쁜 것이란 고정관념과 이데올로기가 머리에 박힌 탓이다.


항상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부정의 결과를 초래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연속되면, 오히려 그 안에서 그보다 나은 긍정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자기 학대라는 마조히즘은 긍정을 찾아 내려는 자기 방어의 형태라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그러니까 힘들 때 굳이 스스로에게 거짓말해가며 '긍정'할 필요 없다.

'부정'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돌아볼 줄 아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


가장 확실한 자기 긍정의 방법


직장에서 수난을 겪은 적이 있다.

모든 보고는 줄줄이 거절당하고, 상사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존경받지 못한다는 우울한 마음의 스위치가 켜졌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무기력함과 슬럼프가 반죽되어 번아웃이라는 마음의 응어리가 생겨났다.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되뇌어봤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나는 나를 긍정할 수 없었다. 온갖 부정적인 마음이 영혼의 가슴에 한가득 들어찼다.


그때.

나는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기로 했다. 스스로를 일부러 깎아내리는 것도 멈추었다. 그러자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신비한 마음의 상태가 형성되었다. 긍정과 부정의 경계를 굳이 칼같이 잘라 나누려 했던 강박이 사라지자, '받아들임'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마음과 감정이 생겨난 것이다.


'받아들임'
'포용'
'인정'


이로 인해 마음은 편해졌다.

그 어느 때보다 나는 나를 '긍정'할 수 있었다. 


이때 나는 깨달았다. 

'긍정'이란 좋은 말로 치장하여 나를 달콤하게 다독이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나 스스로를 인정할 줄 아는 것'이란 걸.


받아들여야 떨쳐버릴 수 있다.

부정할 줄 알아야 긍정할 수 있고, 긍정 속에 부정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긍정하려고만 하면 부정의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부정의 감정이 알려주는 시사점을 잽싸게 낚아채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돌아보면 우리는 불편한 마음으로 인해 자기 성장을 이루어왔다. 편한 마음이면 그저 늘어져 있을 내가, 좋지 않은 감정으로 인해 일어나 뛰게 되는 것이다.




달고 맛있는 것만이 입에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다.

항상 긍정적인 것만 섭취해야 한다는 강박은 내려놓아도 된다.


가장 확실한 자기 긍정의 방법은 내 지금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받아들이면 포용할 수 있다. 포용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인정하게 되므로 '긍정'과 '부정'이라는 감정은 산화하여 '깨달음'과 '통찰'이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마음과 기분 또한 편식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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