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누가 누구인지 모를 존재들의 대화

by 스테르담

고도를 기다리며.

나는 나에게 말을 건다.


나는 나이며, 또 다른 나도 나이다.

나와 또 다른 내가 말하는 사이 한 소년이 다가와 말한다.


내일은 고도가 올 것이라고.


다음 날엔 아무것도 오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또다시 나에게 말을 건다.

분명했던 말인데 그것은 낯설고,

하지 않았던 말인데 또 그것은 친숙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를 기다리는가.

나는 혼자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내가 나를 인식한다면,

인식하는 내가 나일까.

아니면, 인식하는 상대가 나일까.


내가 기다리는 이는 이것을 알려줄 누군가가 아닐까.


독백은 오늘도 이어진다.

혼자 말하는 이가 나인지,

그 독백을 듣는 게 나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러하므로 넘어져 있는 나는,

손을 내미는 또 다른 나의 손을 잡는다.


누가 누구인지 모를 존재들의 대화는

그렇게 독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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