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게 하소서.
오늘도 천둥과 같은 알람 소리에 놀라 일어난 직장을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기도하게 하소서.
자존감은 냉동고에 넣고 비장함과 비루함을 동시에 품고 직장으로 향하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소서.
기도하게 하소서.
롤러코스터와 같이 요동했던 하루가 그들에게 있어 무의미하지만은 않도록 무어라도 깨닫게 하소서.
내 비록 그들과 다르지 않은 직장인이나.
어느 날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를 알아차린 이 뜻을 전하게 하소서.
직장인이라는 불행 프레임에 갇힌 그들을 자유롭게 하소서.
월급을 받는 존재가 위대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떠나가게 하소서.
월급은 '받는 것'이라 생각하는 그들에게, 그들이 당당하게 '벌고 있는 것'이란 깨달음을 주소서.
회사는 주인이고 나는 노예라는 생각을 멈추게 하소서.
'주인의식'이란 말에 소스라치는 그들에게, 누가 진정한 '주인'인지를 깨닫게 하소서.
그러하므로, 스스로가 제 '주인'임을 알아차리게 하소서.
비굴함은 오늘도 나를 지켜내는 강력한 무기임을 알게 하소서.
그러함으로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따스히 어루만지게 하소서.
월급이 따박따박한 게 아니라.
저 스스로가 따박따박하다는 걸 알게 하소서.
월급이 끊기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더 부지런하게, 더 지독하게 출근하고 퇴근했음을 알게 하소서.
'통근'의 '근'자가 '부지런할 근'이라는 걸 알게 하소서.
스스로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존재라는 실마리를 붙잡게 하소서.
기어이 출근했고, 묵묵히 욕을 들어 먹었으므로.
회사의 잣대로 스스로를 평가하지 않게 하소서.
'나'를 잘 대접하게 하소서.
'나'를 잘 접대하게 하소서.
'나'를 잘 의전하게 하소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다시금 깨우치게 하소서.
울게 하소서.
월급쟁이라는 틀 안에 스스로를 욱여 놓아 자신을 막 다루고 있는 그들을 위해 울게 하소서.
웃게 하소서.
사랑하는 사람과 스스로를 위해 오늘도 묵묵히 무거운 하루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그들을 웃게 하소서.
그렇게.
끝내 웃게 하소서.
내내 웃게 하소서.
언젠가 직장인이라는 페르소나를 벗어던질 때.
좋았던 것은 추억으로, 그렇지 아니한 것은 경험으로 남길 수 있도록. 생각보다 더 대단한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기도하게 하소서.
울게 하소서.
마침내 웃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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