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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06. 2022

직장생활은 '욕심은 있되 사심은 없게'

욕심은 늘리고, 사심은 줄이고

지나온 직장생활의 힘든 시간을 돌아보면 그곳엔 '욕심'과 '사심'이 늘 있었다.

그것들이 개입되는 순간 일은 틀어지고, 주변의 평판은 악화되었으며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곤 했다.


나는'욕심'과 '사심' 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삶의 소중한 재료이자 필수 불가결한 생존 요소이기도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그것이 남용되거나 오용된다면 맛보지 못할 요리가 탄생하듯, '균형'과 '적재적소'라는 말은 언제나 유념해야 한다.


특히, 열정에 차올랐을 때를 조심해야 한다.

열정은 좋은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열정이 불타오를 때가 있고, 그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때 느끼는 자기효용감과 자존감의 수직 상승은, 힘겨운 직장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에너지다. 그러나 우리는 열정의 온도를 제어하지 못한다. 오히려 열정은 더 뜨거워야 한다고 믿는다. 가뜩이나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석탄과 휘발유를 마구 던져댄다. 브레이크 없는 폭주 열차의 결과는 그 누구라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프로젝트의 리더가 된 적이 있다.

가슴 답답한 목표를 받았기에 열정이란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 에너지가 없다면 나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적당한 온도의 열정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과를 내어주는데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일이 잘 풀려가다 보니 '욕심'과 '사심'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욕심'은 석탄이, '사심'은 휘발유가 되었다.


더 잘하고 싶었다.

더 성과를 빨리 내고 싶었다. 욕심이었다.


더 얻고 싶었다.

더 많은 인정과 그에 상응하는 개인의 혜택을 얻고 싶었다. 사심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폭주하기 시작했다.

열정의 온도가 높아지면, 주변 사람들이 데기 시작한다. 나보다 열정이 덜 뜨겁거나, 함께 성과를 빠른 시간 안에 내지 못하는 구성원들을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마치 양 눈 옆을 가리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와 같았다.


여기에 사심이 개입되니, 잘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방해하는 사람들로만 보였다.


폭주하는 자에게 인격은 사치였다.

반성하자면, 타인을 존중하지 못한 것 이상으로 나 스스로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다.


열정의 온도는 타인만 다치게 한 것이 아니다.

더 많은 화상을 입은 건 다름 아닌 나였다.


그 이후로 나는 '욕심'도 '사심'도 내려놓기로 했다.

성과는 오히려 곤두박질치고, 사람들의 나에 대한 평판이 매우 악화된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일에 모든 책임을 지고 자중하자며 마음을 비웠다. 자리와 성과에 급급하기를 멈추고,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부서로 자원하여 이동했다.


삶은 참 아이러니하다.

그러한 마음을 내려놓으니, 더 많은 기회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누군가를 짓밟고, 누구보다 앞서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기회가 그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와중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웃음이 났다. 그렇다면 지난날 내가 아등바등했던 것들은 다 무엇이었을까.


최근에 한 상사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욕심 많잖아. 넌 그런 사람이잖아. 목표를 받으면 그 이상으로 해내는 투지가 있잖아."


갑자기 심장이 요동하기 시작했다.

다시금 그 어떤 열정의 온도가 화하게 올라오는 걸 느꼈다. 억누르고 있던 자존감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다시금 뛰어보자며, 다시금 열정에 온도를 올려보자는 다짐도 함께 였다.


그러나 지금은 폭주 기관차와 같은 그때와 다르다.

열정의 온도는 천 도, 만 도가 아니라 36.5도라는 것을 알고 있는 지금이다. 폭주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욕심은 있되, 사심은 없게'


내가 힘든 과정을 겪으며 몸소 얻은 진리다.

'욕심'이란 에너지는 '사심'을 만나 변질된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할 때, 열정의 온도는 앞서 말한 대로 36.5도를 유지할 수 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사람과 함께 부대낄 수 있게. 그 누구도 다치지 않게.


혹자는 그게 무슨 열정이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정은 한 번 확 불타오르고 꺼지는 것이 아니다. 온도를 유지하며 잔잔하지만 묵직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타인을 존중할 때, 나는 스스로를 더 잘 대접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내가 깨달은 진정한 의미의 열정이다.


나는 계속해서 욕심을 늘려갈 것이다.

더불어, 시심은 줄여갈 것이다.


이것이 남은 내 직장생활을 더 윤택하게 해 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성과와 결과만이 남는 곳에서, 열정을 잘 조절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일한다면.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성장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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