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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24. 2022

월급 이상을 봐야 하는 이유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월급을,
월급쟁이를 비하하지 말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장인은 월급 이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직장인에게 월급은 언제나 충분치 않은 무엇이기 때문이다. 액수를 떠나 월급은 언제나 성에 차지 않는다. 한 달을 결산하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것은 별로 없고, 통장을 잠시 스쳐갈 뿐 그 흔적은 그 용처가 적힌 글자 몇 개로만 남는다.


그러나 한 편으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월급으로 한 달을 살아내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월급이 꼬박꼬박 나온다 말하지만, 정작 꼬박꼬박 한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출근하지 않았는데 월급이 나올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금액이 충분치 않다 하여, 그저 스쳐갈 뿐 남는 게 없다 하여 월급을 비하해선 안된다. 그 비하는 월급에 머무르지 않고 기어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하고, 담담하게 모든 욕을 성숙하게 받아낸 저 스스로에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월급을.

월급쟁이라는 신분을.

한 달 살이라며 깎아내리는 건, 다름 아닌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부터라도, 월급 이상의 것을 발견해내야 하는 이유다.


나는 지금 경영 수업 중


직장인은 자꾸만 월급 액수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소위 말해 '몸값'이란 건, 내 능력을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니까. 다만,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은 선을 그어 그 이상의 성장이나 다음의 기회를 스스로 거세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 차이는 월급만큼 또는 그 이하로 스스로를 비하하고 있는지.

아니면, 액수를 떠나 그 이상을 보는 관점을 가지려 노력하는지로부터 온다.


월급 이하의 것을 볼 때, 내 직장생활은 허무와 우울로 가득했다.

월 몇 백만 원의 돈으로 내 인생을 갈아 넣어야 하는 현실이 싫었다. 다른 능력이 있어 전문직의 길로 들어서지 못했다는 자학은 스스로의 건강을 해칠 정도였다.


그리하여 번아웃이 왔을 때.

나는 살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썼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 지금까지의 직장생활에서 의미를 찾아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생각지도 못했던 의미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월급 이상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나는 단 얼마의 월급에 내 인생을 송두리째 갖다 바친 게 아니었구나. 타의적인 일을 하며, 어느새 나는 자의적 역량을 갖출 수 있었고. 게으른 나는, 내 돈으로 해보지 못할 일들을 해보며 생각보다 부지런하게. 그리고 날마다 성장하는 삶을 살고 있었구나.


문득,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회사를 나가게 되면, 나는 결국 내 일을 해야 하니까. 월급 이하의 것을 볼 땐, 월급쟁이라는 족쇄가 영원할 줄만 알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월급 이상의 것을 보니 직장생활은 유한하다는 당연한 진리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경영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달라 보였다.

주체성이 급격하게 올라왔다. 진정한 주인의식이 깨닫게 되었다. 회사에서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일을, 밖에서라고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일을 멋지게 해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그 역량은 빛을 발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어수룩하게 할 수가 없다. 진정성을 가지고 일을 하면, 평범한 직장인이라도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 눈에 보였다. 월급 안에 나 스스로를 가둘 땐 보이지 않던 많은 것이 보인다.


실제로 나는, 지금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직장에서 배운 역량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획, 조직, 실행 그리고 전략은 모두 직장에서 배운 것들이다.


직장에서의 의미를 담은 글은 <직장 내공>이라는 책이 되었고, 이것이 가져다준 또 다른 기회들은 금전적이면서도 그 이상의 의미를 내게 안겨다 주었다.


월급 이상을 봐야 하는 이유


다시 말하지만, 직장인은 그의 유한성을 인정해야 한다.

월급 이하의 것을 볼 때, 오히려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패러독스가 발생한다. 유한함을 인정하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인다. 당연한 의미가 당연하지 않게 된다. 월급쟁이의 삶을 벗어날 그때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월급 이상을 봄으로써, 내 삶은 180도 바뀌었다.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되었고, 회사의 지원으로 그토록 바라던 MBA도 공부할 수 있었다. 해외 주재원의 기회를 얻어 가족들은 다양한 문화와 교육을 받고 있다. 주인의식과 주체성을 가지고 일하니, 하는 모든 일이 내 것이 되었고. 내 것으로 습득한 모든 역량은 지금 이 시간에도 나를 전문가로 만들어 주고 있다. 전문가로서 남긴 글은 글로, 책으로 그리고 강의로 확장하며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로써 오는 경제적 파이프라인의 구축은 급여만 바라보던 내게 있어 놀라운 경험이자 성과다.


월급 이하로 나를 비하했던 그 시간을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한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어느 경계를 체감하였고. 그 선을 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테니 말이다.


삶의 아이러니는 이처럼 가혹하고도 흥미롭다.

가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삶은 시작된다..




월급은 지금의 내 몸값을 나타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내 모든 걸 표방하진 않는다. 게다가, 미래의 가치와 내 성장의 가능성은 그 월급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나는 노력해야 한다.

남들이 월급의 수준으로 나를 바라볼 때, 나 자신마저 그 시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월급 이상의 것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주어지는 일이 고달프고 타의적인 무엇인 게 아니라, 후일 내 일을 하기 위한 경영수업이라 생각해야 한다. 타의성이 가져다주는 배움은 생각보다 크고 싶다. 자의적이었다면 해보지도 않았을 일들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돈을 받으며 경영수업을 하고 있다.

나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인지한다. 언젠간 떠나야 할 것이란 걸 받아들인다. 회사를 다닌 날보다, 앞으로 다닐 날이 더 짧다는 걸 나는 안다.


그러니 보인다.

월급 이상의 것들이.

더 이상, 그 액수에 국한되지 않은 나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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