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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28. 2022

글쓰기를 시작한다는 건, 나만의 시공간이 생긴다는 것

시간과 공간 그리고 속도

글쓰기가 멈추었다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


글쓰기가 멈추었다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다. 글쓰기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혼자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두 가지다. 자신을 돌아보는 걸 게을리하고 있다는 것과 사색의 결여다. 이 둘은 또한 연결되어 있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으면 사색하지 않게 되고, 사색하지 않으면 자신을 돌아보지 않게 된다.


사람은 해석의 동물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과, 주변의 돌아가는 모든 것을 지각하고 인지하여 나의 것으로 해석해 낸다. 해석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제대로 해석해내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어떤 이는 긍정적으로 잘 이해하여 의미를 만들어내고, 또 어떤 이는 부정적인 것에 스스로를 가둔다. 그러니까, 삶은 잘 해석하여 의미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의 연속이다.


삶을 잘 해석하려면 스스로를 잘 돌아보고 또 그것을 사색해야 한다.

다시,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리고 써야 한다. 그리하면 삶을 잘 관찰할 수 있게 되고, 좀 더 수용할 수 있게 되며, 잘 해석해낼 수 있다.


글쓰기가 주는 선물이자 묘미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으면, 흘러가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사색하지 않으면,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살아가게 된다.


끊임없이 써야 하는 이유다.


글쓰기의 시작은
나만의 시공간을 만드는 것부터


혼자만의 시간이 줄어 글쓰기가 멈추었다는 말은, 반대로 말해 글쓰기의 시작은 혼자만의 시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다만, '시간'만이 아니다.

'공간'도 함께다. 혼자 있는 시간은 홀로 있는 공간으로 완성된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글쓰기의 모습이 이를 대변한다. 홀로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쓰는 행위가 글쓰기의 보편적 모습이니까. 그러나 '시공간'은 물리법칙을 초월한다. '군중 속의 외로움'을 떠올리면 된다. 군중이라는 물리 조건 속에서도, 홀로 사색하면 '나만의 시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나만의 시공간을 언제 어디서든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재밌는 것은 '시간'과 '공간' 안에선 '속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속도'는 공간 안에서 발생하며 시간으로 측정된다. 나만의 시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세상의 속도는 빠르다. 그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빠르다'라고 느끼는 건 내가 뒤처진다고 느끼는 것이다. 개개인은 세상의 속도를 능가할 수 없다. 세상의 속도는 개개인의 합 이상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속도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도록.


나만의 속도는 당연히 나만의 시공간에서 나온다.

혼자 있는 시간. 홀로 있는 공간. 글을 쓰는 그 순간.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내 우주의 파이는 커지고, 세상과는 다른 차원에 있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자, 그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아니, 분명 그렇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엔, 내 시간과 공간이 없었다.

세상의 속도에 이리저리 휘둘렸다.


그러니 무얼 해도 공허했다.


이젠 덜 공허하다.

아니, 공허하면 공허에 대해 쓴다. 공허에 대해 사색하고, 공허한 나 자신을 돌아볼 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심리적 유영은 내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치유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묻고 싶다.

여러분만의 시공간이 있는지를.


그러니까,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고 글을 쓰고 있는지를.


강요는 아니다.

그럴 생각도 없다.


나는 그저 내 시공간 안에서.

내 글을 쓰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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