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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29. 2022

삶에도 문장 부호가 필요하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고, 우리는 그것을 써 나가는 작가이므로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자는 마구 넘겨 버리지만,
현명한 자는 열심히 읽는다.
인생은 단 한 번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장 파울 -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을 하루하루 써 가는 존재다.


나를 포함한 모두를 '작가(作家)'라 칭하는 이다.

'지을 작'. '집 가'. 나만의 집을 짓는 사람. 고로, 하루를 산다는 건 내 하루를 짓는 것과 다름없다.


'장 파울'은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라고 말했다.

동의한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그 책의 작가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이야기다. '작가'라는 소명을 우리는 이미 타고난 것이다. 그것을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읽을 게 없다. 내가 쓰지 않으면, 어느 절대자가 멋대로 쓴 줄거리로 내 삶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삶이라는 책의 페이지를 마구 넘긴다.

좋은 것만 취하려 하거나, 조금이라도 괴로운 건 회피하려 든다. 사실, 삶은 이 모든 걸 내포하고 있다. 좋은 것만 추구할 수 없고, 그렇다고 나쁜 것만 받아들이는 게 인생은 아니다. '강약중강약'의 실사판이 우리네 삶인 것이다.


현명한 자는 어떨까?

열심히 읽는다. 차근차근 읽는다. 읽는 걸 곱씹는다. 곱씹은 걸 다시 쓴다. 쓴 걸 실천하고, 또다시 그것을 되뇐다. 선순환이다. 한 장 한 장은 돌아갈 수 없는 페이지다. 그렇다면 장 파울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각각의 페이지를 열심히 읽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얼마만큼 열심히 잘 읽었을까?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 하나를 해본다.

그렇다면 '열심히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읽어야 열심히 읽는 것일까?


'속도'는 그것에 대한 답이 아니라 생각한다.

빨리 읽든, 천천히 읽든. 그건 개개인의 차이다. 내가 생각하는 '열심히'의 가치는 바로 '세세함'과 '감정'이다. 한 문장, 한 문장. 한 단어, 한 단어. 그것을 세심히 읽어야 한다. 속도는 중요치 않다. 내 삶을 세심히 보는 것엔 분명코 소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세심히 읽는다는 것은 각각의 문장 부호를 제대로 해석해 낸다는 것이다.

문장부호는 시각화된 감정이다. 감정을 제대로 느껴야만, 우리는 세심히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 머리로만 보고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것을 요동하며 봐야 한다. 받아들이고, 곱씹고 또 해석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는 과거 우리에게 일어난 것들을 해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한 권의 책과 같고, 우리가 그 책을 써 나아가는 작가라면.

삶의 요소요소에 있는 문장부호를 잘 읽어야 한다. 문장부호까지 읽는 사람이라면, 그 책과 문장을 세심히 읽고 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느낌표, 물음표, 쉼표 그리고 마침표 등.

감탄하고 묻고 쉬어가고 그리고 끝맺음을 할 수 있어야 우리네 삶은 제대로 이어질 수 있다.


삶은 감탄하는 자의 몫이다.

어린아이와 같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는 그 감탄을 나는 앙망한다.


삶은 묻는 자의 것이다.

묻지 않는 자에겐 답이 올리 없다. 답을 모르면 질문을 바꾸면 된다. 질문엔 답을 찾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삶의 여유와 자신감은 쉼표와 마침표에서 온다.

쉬어야 할 때 쉬고, 끝내야 할 때 끝낼 줄 아는 지혜는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가치다.


이 외에도 수많은 문장부호들이 있다.

속으로 말해야 할 때와 겉으로 소리쳐야 할 때. 남의 말을 인용할 때와 무언가를 구분해야 하는 표기들은 삶의 요소요소에 필요한 삶의 지혜다.


다시, 삶에도 문장 부호가 필요하다.

그것을 세심히 읽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고.

우리는 그 책을 쓰는 작가이기 때문에.


단 한 번 쓰고, 단 한 번 밖에 읽을 수 없다는 걸 잊지 않으면 삶의 가치는 하늘 위로 치솟는다.


그저 그랬던 하루를 보냈다면.

오늘이라는 페이지가 영영 넘어가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보길.


열심히 읽으면서.

그보다 더 치열하게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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