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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an 31. 2023

내 삶이 이 모양인 이유. (feat. 쉬운 선택)

쉬운 선택을 하지 말 것

우리 모두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앞선 글에서 열역학 제2법칙을 살펴봤다.

정리하자면, 엔트로피는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한다는 개념이다. '엔트로피'는 쉽게 말해 '무질서도'를 뜻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저분해지고 어질러지는 방을 떠올려보면 좋다. 여기에 엔트로피 법칙의 또 하나 조건이 있는데,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이란 것이다. 즉, 물리조건에서 '자연 상태'를 말한다. 흔히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데, 이는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맞지 않는 말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무질서도는 점점 더 증가하게 된다.'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엔트로피 증가 - 자연 상태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 쉬운 선택


스테르담 '해내는 힘' 강의안


부끄럽지만, 내 방 의자 사진을 공유한다.

의자에 옷이 4개, 아니 자세히 보니 5개가 겹쳐있다. 외출 후 벗은 겉 옷을 의자에 걸어 놓은 것이다. 엔트로피는 확실히 증가하는 쪽으로 흐른다. 이것은 자연 상태다. 자연 상태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걸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처럼 무질서도가 증가한다.


나는 이것을 '쉬운 선택의 결과'라고 결론짓는다.


외출 후 돌아오면 나에겐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하나는 벗은 옷을 바로 가지런히 옷걸이에 걸어 정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눈에 보이는 아무 곳에 걸쳐 놓는 것이다. 사진에 보이는 겹겹이 쌓인 옷의 결과는 바로 후자를 선택한 결과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는 '인지상정'을 기억하는가.

이것 또한 '쉬운 선택'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어주는 사례다.


돌아보니, 삶에서 후회되는 몇몇 장면들을 떠올려보면 그 결과는 여지없이 모두 '쉬운 선택'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선택할 땐 효율적이고 매우 쉬워 보이지만, 결국 그 선택들이 모여 시간의 나중에 삶의 무질서도는 올라가고 스스로 괴로운 일들을 많이 마주하게 된 것이다.


쉽지 않은 선택 - 무엇이라도 하는 것 - 에너지 투입 - 엔트로피 감소


스테르담 '해내는 힘' 강의안


그러다 어느 날.

겹겹이 쌓인 옷에서 옷 하나를 꺼내다가 모든 옷이 바닥에 떨어졌다. 갑자기 분노와 울분이 쏟아져 나왔다. '내 삶은 왜 이모양이지?'란 말이 마음속을 울렸다.


다행인 건, 우리는 엔트로피가 증가한 상태를 견디지 못해 한다는 것이다.

아느 정도의 무질서도가 올라가면 이 무질서를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당장 떨어져 바닥의 먼지가 묻은 옷을 들어 먼지를 털고 옷장에 가지런히 걸어 정리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이다.

무엇이라도 한 것이다.

에너지를 투입한 것이다.

그러자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자연 상태'에서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쪽으로 흐르고, 엔트로피가 역방향으로 가는 일은 '거의'없다고 한 말을 기억할 것이다.

여기에서 '자연 상태', 즉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 에너지를 투입하면 변화가 시작된다. '거의' 없다란 말에 일말의 여지가 있는 이유다.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에너지를 투입하면 엔트로피는 감소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에너지를 들여 옷을 주워 들고 정리한 나는 쉽지 않은 선택을 통해 엔트로피를 감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 에너지는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스르는 아주 강력한 힘이다.


엔트로피 흐름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스테르담 '해내는 힘' 강의안


쉬운 선택을 하면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후회할 일이 늘고, 무언가 엉망이 되어가는 느낌과 삶의 주도성을 상실한 느낌마저 든다.


그렇다고 우리는 항상 어려운 선택만 해야 할까?

어려운 선택을 하면 확실히 엔트로피가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언제나 삶의 균형이고 그렇다면 선택에 있어서도 그 중심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 쉬운 선택으로 인해 스스로 환멸을 느껴 어려운 선택을 한 적이 있다.

이런 극단적인 마음은 '어설픈 완벽주의'로 치닫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책을 잃지 않는다는 자책이 들어 나는 하루에 책 3권 읽기라는 아주 높은 목표(어려운 선택)를 세우곤 했다. 에너지를 많이 투입했고, 일정 시간은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듯 보였으나 하루 책 3권을 읽는 건 나에게 무리였다. 자책하기 시작했고, 아예 독서를 손 놓아버려 엔트로피의 역풍을 맞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감정에 휩싸여 극단적인 에너지를 투입하려는 다짐은 엔트로피에게 지배당하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내가 찾은 방법은 그 중간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쉬운 선택 말고.

어려운 선택 말고.

'쉽지 않은 선택'을.


'쉽지 않은 선택'은 쉬운 선택을 하려는 나를 한 번 더 다잡아주고, 어려운 선택을 해 스스로를 괴롭히는 나를 사전에 방지해 준다.

이로 인해 나는 어떻게든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3권 책을 읽자는 과도하고 어려운 선택은 애초에 포기하고 쉬운 선택만을 벗어나자 생각한다면 나는 하루에 책 10장만이라도 읽을 수 있다. 쉬운 선택을 하려던 몸을 일으켜 책상 앞에 앉을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에너지를 들여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나는 어느새 책 20장을 읽게 된다. 10장을 더 읽은 나는 목표치를 초과달성하고, 자존감과 자신감은 하루하루 더 강화된다.


엔트로피가 감소하면 나아지는 건 무질서만이 아니다.

스스로를 짓누르던 자신을 해방할 수 있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던 내가 더 많은 걸 해내게 된다.


꾸준함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는 삶

 

나는 꾸준하지 못했다.

당연히 이룬 것도 별로 없었다. 지금까지 이룬 건, 쉬운 선택의 결과에서 운이 좋게 나타난 어느 현상일지 모른다. 그보단 후회가 더 많았다. 더 잘할 수 있었던 것들은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보인다. 그제야 과거 쉬운 선택을 한 나 자신을 한탄하는 것이다.



이제 나는 달라졌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부터다.


에너지를 과도하게 투입할 필요 없다.

쉬운 것과 어려운 것 중간 정도만 투입하면 된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매우 놀랍다.


나는 꾸준한 사람이 된 것이다.


이루는 것, 해내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단지 쉽지 않은 선택만 했을 뿐인데 삶은 180도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에너지를 추구해야 하는가.

내 삶이 왜 이 모양 이 꼴인지를 알지 못했을 땐, 그저 분노와 선택적이고도 순간적인 결심만 했었는데 이제 나는 어떤 에너지를 삶에 쏟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시간, 열정, 욕구, 감정, 자아라는 에너지다.


이 다섯 가지를 내 삶에 제대로 적용할 줄 알게 되면서 '성공'이란 단어는 내게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이제 제대로 된 에너지를 투입할 때다.


해내기 위해서.

꾸준함을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


그리고 나를 좀 더 사랑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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