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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18. 2024

삶은 소유가 아닌 경험의 기간

<메타버스보다 에고버스>

시대의 흐름은 변화를 동반한다.

시간이 흘러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뭐든 성장하던 것들은 어째 그 속도와 모양새가 주춤하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마저 뒤바꿔 놓는다. 기대 수명이 짧던 시절, 성장의 열매를 악착같이 따먹고 죽기 전에 자손을 번식해야 했던 때였다. 나이 50~60세는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들으며 애진작 은퇴한 나이였다. 지금은 다르다. 기대 수명은 너무나 길고, 운 없으면 120살까지도 산다고 말하는 시대. 성장은커녕 뒤로 가지 않으면 다행인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살아가야 할 날은 더 길고 자손번식은 고사하고 연애와 결혼마저 소원해졌다. 


시대가 이렇다 보니, 요즘 세상은 소유보단 경험을 더 중시하게 되었다.

죽기 전에 무엇이든 사놓고 가야 했던 시절과 달리, 이젠 집이고 땅이고 물려받은 게 없으면 사기가 쉽지 않다. 렌트, 리스 그리고 할부와 같은 소유에 가까워지려 하지만 그렇다고 손에 쥐어지지는 않는 방법들이 자꾸만 생겨나는 이유다. 이것은 잘못된 게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방법들이 생겨나는 것일 뿐.


생각해 보니, 우리네 삶은 무언가를 소유하려 무던히도 소모된다.

왜 달려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그리 열심히 일했는지도 모를 만큼. 그러나 일단 가지고 봐야 한다는, 남들 보다는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강박. 아니, 더 많이는 가지지 못할망정, 저 사람보다는 덜 가질 수 없다는 질투와 악에 받친 허둥댐으로 버티는 하루하루. 소유하려 하면 할수록 피폐해진다는 것을 삶을 통해 경험한 바, 어쩌면 소유가 아닌 빌리더라도 경험을 하게 되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가 어쩌면 더 반가울 지도.

손에 든 것은 온전히 내 것인가?


'공수래공수거'란 말이 있다.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간다는 말이다. 우리네 삶은 디폴트 값이, 소유가 아닌 것이다. 저승 갈 때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이냐는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이것의 깨달음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세상에 왔을까? 소유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경험이 답이 아닐까. 경험은 어차피 가질 수도, 손에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소유와 같은 미련을 덜 가지게 되지 않을까. 경험을 많이 해야겠다는 욕심도 허무할 수 있겠지만,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 달려드는 것보단 덜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무언가를 가지려 발버둥 치는 것보다, 무언가를 더 느끼고 경험해 보려 나서는 것이 덜 세속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속물근성이 있는 사람들은 경험보다는 소유를 더 바라니까.


삶은 소유가 아닌 경험의 기간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삶이 간결해지는 것 같다.

무언가를 소유하지 못하면 괴로웠는데, 소유하거나 또는 소유하지 못하는 그 자체로도 그것을 경험이라 말할 수 있으니.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야 한다면, 손에 든 것은 없더라도 머리와 마음에 무언가가 남아 있다면 그것이 소멸할지 아니면 내세에까지 이어질지 잘 모르겠는 어떠한 의문 부호는 남게 될 테니.


돌이켜보면, 소유했다고 생각했던 것들 조차 그것은 내 것들이 아니었고.

내 것들이라 착각했던 그 순간조차, 그것이 경험이라고 규정한다면 삶은 확실히 소유보단 경험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다.


소유하려는 욕심.

소유했다는 착각.


진정한 무소유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게 아니라, 가진 것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소유가 아닌 경험.

경험을 통한 깨달음.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자아 발견.


소유하려 했을 땐 보이지 않은 것들이, 경험을 해보자고 하니 이제야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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