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익숙함의 소중함을 더 드높이는 게 아닐까.
여행은 낯섦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낯선 것들엔 묘한 매력이 있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인데, 여행에서 느껴지는 낯섦은 '모험'과 '탐험'이라는 말로 둔갑되어 꽤 매력적인 것이 된다. 그런데 재밌는 건, 그 낯섦이 더 이상 낯선 것이 되지 않을 때 이도 저도 아닌 무언가로 변모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낯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익숙한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해도, 또 그렇다고 편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
집에 갈 시간인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기에 성립되는 행위다.
낯선 것들의 매력이 경감될 때, 화려하고 반짝이는 무언가보다 수수하고 보들한 집에 있는 것들이 그리워질 때. 낯선 것들을 과감히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해야 한다.
돌아오는 그 길엔, 어김없이 익숙한 거리가 있다.
일상의 반경을 떠나, 미지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흥분된 마음이 있는 경계. 여행을 떠날 때 그 경계는 설레는 지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돌아오는 그 길에 있어선 익숙함으로 진입하는 순간이다.
알지 못하는 길에서, 아는 길로.
얼마나 가면 집이 나오는 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익숙한 거리.
그때부터 드는 안도감은, 일상의 소중함에 비례한다.
마침내, 주렁주렁 달고 간 짐을 들고 집 문을 열었을 때.
너무나도 익숙한 것들이 반겨주는 그 위로는, 여행에서 느꼈던 그 무엇들보다도 더 크고 광활하다.
익숙함의 의미.
익숙함의 매력.
익숙함의 선물.
떠나봐야 안다는 차원에서.
어쩌면 여행은 익숙함의 소중함을 더 드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니, 분명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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