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것으로부터의 위로
타국에서의 알 수 없는 외로움은 시간이 갈수록 스멀스멀 올라온다.
비행기 바퀴가 땅에서 떨어지자마자 생각나는 한식과, 집이라는 물리적이고도 감성적인 실체에 대한 향수는 타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극대화된다. 그곳에서의 맛과 풍경을 보는 동안 그리움은 잠시 잊히는 듯 하나, 한껏 올라간 아드레날린이라는 즐거움의 호르몬은 금세 하향곡선을 그리며 허전한 마음을 한껏 더 부추긴다.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어야 성립되는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방황이나 방랑이 될 것이니까.
결국,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이 불편한 선택에서 내가 얻을 것은 무엇일까.
여행을 통해 얻을 것들을 셈하는 동안, 여행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에 이르러서는 어서 집에 빨리 가고 싶다는 마음과 반복되는 일상에 다시금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양가감정이 천사와 악마의 관계 그 이상으로 엎치락뒤치락한다.
요동하는 마음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길.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국적기에 올랐을 때의 안도감이다. 우리말이 들려오는 안정감, 한식을 고를 수 있는 자유. 그리운 라면 맛을 볼 수 있는 시공간.
귀소본능은 동물의 감각적 성질이다.
국적기는 이러한 귀소본능을 충족시켜 주는 또 하나의 조건이다.
국적기 안에서 얻은 안도감은, 타국에서 겪은 느낌과 생각들을 노곤하게 만든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지난 여행에서의 추억들을 뒤로하고 잠시 감은 눈은, 어느새 나를 다시 일상의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다.
어쩌면 이 안도감과 노곤함이 여행의 마침표가 아닐까.
반복되는 일상의 목전에서 누리는 마지막 위로.
별것 아닌 것으로부터도 위로를 받는 걸 보면.
어쩌면 여행은. 일상의 것보다 더 큰 피로감을 얻고 돌아와 일상을 이전보다는 더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러니한 반복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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