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풍경일까 근경일까

by 스테르담

비행기에 올라 저 아래 세상을 바라보면 평온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풍경과 근경에 따른 차이다. 근경에서의 삶은 소란하다. 반면,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삶은 평온하며, 지근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생존의 감각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풍경이 아름다운 이유를, 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질은, 사람과의 관계의 질과 상통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오로지 순수할 수 없는 이익과 감정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러한 관계는 서로를 풍경으로 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즉,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어떤 목적과 이유로 만났든 간에, 그것은 근경과 지근이 된다.


비행기의 고도가 올라가고, 집들이 작은 성냥갑처럼 보일 때.

나는 두 눈을 크게 뜰고 사람을 찾아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찾지 못했다. 분명 있을 텐데. 차들은 움직이고 있는데. 거리를 걷는 사람도 있을 텐데. 신기하리만큼, 나는 그 어떤 누구도 보지 못했다.


그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순간.

나는 옆 사람의 시선을 의식했다. 사진을 찍으면, 촌스러워 보이려나. 비행기 몇 번 타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내려다본 곳엔 사람이 없었지만, 내 바로 옆엔 근경이 존재하고 있었다.


사람이 없으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지만,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여행의 묘미 또한, 멋진 장소와 맛있는 음식 외에도 어쩌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과 미소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에 대한 혐오는 잠시 잊고, 그 모습들을 떠올려보면 한 편 그것은 나에게 풍경이 된다.


나에게 친절한 사람은 풍경.

나에게 진상인 사람은 근경.


이러한 이분법적 논리와 고찰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문득, 삶이라는 여정 자체가 여행이라면 그들은 나에게 있어 어떤 의미일까.


창문 너머 보이지 않는 사람과, 내 옆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번갈아보며 풍경과 근경을 무수히도 오갔다.


나는 그에게 있어, 풍경일까 근경일까.

생각이 많아지는 사이, 기압을 핑계로 비행기 엔진 소리가 그득한 캐빈 안에서 나는 그렇게 불편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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