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습작노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Jun 19. 2023

#2. 인생은 계속된다.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영화 '리바운드' 중에서>


삶이란 과정 속에, '끝'이란 말이 있는가 싶다.

고등학교 땐 대학만 가면 끝날 줄 알았고, 제대하면 세상을 다 얻을 것 같았고, 취업하면 아무 걱정이 없을 줄 알았는데. 끝은 끝이 아니었고, 끝은 커녕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이었다. '시작'이란 녀석도 참으로 매몰찬 구석이 있다. 내가 하면 설레는 무엇이지만, 사실 삶을 살아오면서 내가 원하는 시작보다는 원하지 않는 시작을 더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달려 나가느냐. 등 떠 밀리느냐. 어찌 되었건 시작은 그렇게 시작되곤 한다.


오랜만에 웃음과 감동을 주는 스포츠 영화를 봤다.

오합지졸의 팀이 의기투합하여, 어려움을 이겨내고 꽤 좋은 성과를 얻게 된다는 클리셰가 강한 영화였지만 그것이 실화라는 사실에, 실화와의 싱크로율을 높이려 한 덕분에. 클리셰의 피로감은 경감되고, 감동은 배가 되었다.


고등학생들의 농구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한 때는 에이스였지만 키가 덜 자라 관심에서 제외되는 학생도 있고, 기대주였으나 발목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스스로 꿈을 접어야 하는 학생도 있었다. 농구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인생인데, 농구를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들의 기분은 어떠할까?


누군가는 쉽게 말하겠지.

"젊은데 뭐가 걱정이야, 앞 날 창창한데!"


어렸을 때를 기억해 보면, 창창해서 내 앞 날은 더 어두웠다.

창창하지 않아도 좋으니, 근거리의 미래를 보고 싶었고 지금의 내 선택이 당장 어떤 결과가 되어 내 삶으로 돌아올지를 더 알고 싶었다.


계속 농구를 할 수 있을까?

그건 모르지만, 내일 하루는 할 수 있으니까. 마지막 경기를 앞둔 앞날 창창한 청춘들의 대사를 들으며 나는 울컥했다. 누가 더 농구를 하게 될지, 아니면 누가 농구를 그만두게 될지를 영화의 끝을 보지 않고도 가늠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걸 알아채는 건, 어른의 몹쓸... 현실적 능력이다.


그러나 뭐.

인생은 계속되니까. 농구가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 우리가 끝을 내고 싶어 하는 모든 일들은 하나의 경험이자 과정이란 뜻이다.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의 농구도 멈추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의 인생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어차피 인생은 계속되도록 정해졌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끝'을 마주하고, 또 어떤 '시작'을 해야 할까.


이 고민이 끝나도.

인생은 계속되겠지.


인생이 계속되는 동안.

고민은 끝과 시작을 반복할 것이고.




[종합 정보]

스테르담 저서, 강의, 프로젝트


[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신간 안내]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