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속에 균형이 있습니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이 흔들려야 성숙한다는 것엔 흔쾌히 동의합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은 천 번이 아닌 수 만 번, 아니 그보다 더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어른'이 된다는 말에 의문을 품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른'이 될 수 있는 걸까요?
우리 삶에 있어 '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쁨도, 고통도. 행복과 슬픔에도 끝은 없습니다. 대학 가면 끝날 것 같고, 취업하면 끝날 것 같고, 어른이 되면 끝날 것 같지만 그 어디에도 끝은 없는 겁니다.
다만 그 순간순간이 있을 뿐이고 모든 건 지나가는 과정이 됩니다.
자꾸만 무언가를 끝내려 하기보단 삶의 순간순간을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삶의 의미와 깨달음 그리고 통찰을 얻게 되는 건 덤입니다.
우리가 흔들리는 이유는 우리가 부족하거나 나약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균형을 잡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러니, 내가 흔들릴 때 그저 매가리 없이 흔들리고 있는지 아니면 균형을 잡으려 흔들리고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즉, 나는 왜 흔들리고 있는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잡아야 하는 '균형'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합니다.
저는 삶이 '완벽'이 아닌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걸음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완벽하지도, 완성되지도 않을 거란 걸 알지만 그 둘을 '끝'의 개념이 아닌 '과정'의 개념으로 본다면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배불러봐야, 배고파봐야 속이 부대끼지 않는 배부르지도 배고프지도 않은 평온한 순간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한없이 행복해보고, 끝없이 절망해 봐야 가장 평온한 중간 지점을 잠시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좌우상하로 요동하고 흔들려봐야 우리는 비로소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흔들리는 자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시간에, 이 흔들림이 내 삶에 있어 어떠한 의미이자 과정인지를 곱씹는 게 낫습니다.
균형을 잡으려면 흔들려야 합니다.
흔들림 속에 균형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삶의 균형을 잡기 위해 무던히도 흔들렸습니다.
그런 나와 너에게 수고했다 한 마디, 어떨까요.
P.S
흔들릴 때.
불필요한 것들은 떨어져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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