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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l 25. 2023

글 쓸 때에도 힘을 빼야 합니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 있습니다.


"힘을 좀 빼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


골프도, 테니스도.

야구나 축구도. 그 어느 운동을 해도 이 말을 듣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처음엔 이해가 잘 되지 않죠. 아니, 힘 없이 운동하라니...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그러나 운동을 하다 보면 몸소 그것을 느끼게 됩니다.

경직된 온몸은 관절 없는 인형처럼 뻣뻣하게 움직이고, 때로는 그로 인해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힘을 빼라는 진정한 의미를 저는 이제 깨달았습니다.

그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경직되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

둘째, 힘을 줄 때를 제대로 아는 것.


그러니까 힘을 빼라는 말은, 정말로 온몸의 에너지를 빼서 흐물흐물하라는 게 아니라 긴장을 풀고, 힘을 줘야 할 때 '빡!' 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도 글도 모두 꾸준함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여기에 힘을 빼야 한다는 것도 똑같은 걸 보니 참으로 신기합니다.


저도 글쓰기가 어려울 때가 있는데요.

돌이켜보면, 힘을 빼지 않고 글쓰기를 시작할 때 그러했었습니다. 뭔가 대단한 걸 써야겠어... 길게 써야겠어.. 첫 문장부터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사로잡겠어... 등등.


'경직'은 신체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유연한 사고'란 말이 있듯, 생각도 마음도... 그리고 감정과 기분에도 힘을 뺄 줄 알아야 합니다. 경직되지 않은, 긴장이 풀린 상태. 그 상태를 만들려면 힘부터 빼야 합니다. 온몸과 마음 구석구석에 힘이 들어가면, 나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상관없는 다른 것들에 더 신경이 가기 마련입니다. 운동도 글쓰기도, 다 나 좋자고 하는 것인데 스스로를 긴장 속에 가두어 놓고 잔뜩 힘을 주며 지쳐갈 필요는 없는 겁니다.


글쓰기 앞에 힘을 빼기 위해선, 우선 한 번에 글을 완성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더불어, 글쓰기를 책상에 앉아서만 하는 것이고 생각하기보단 평소에 사색을 하며, 글의 제목도 먼저 지어 보는 등... 준비 운동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준비 운동은 경직된 몸을 풀어주고, 긴장한 마음을 달래줍니다.

그리하여 본 운동으로 넘어가면,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잘 풀린 몸과 마음은, 힘을 빼야 할 때와 줄 때를 잘 알게 됩니다. 운동의 고수는 치고 빠지는 법을 잘 알고 있고, 글을 잘 쓰는 고수 또한 강약의 조절로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곤 하죠.


힘을 빼야 합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글은, 독자들에게도 긴장을 강요할 뿐입니다.


한 번에 완성하려 하지 말고.

사색과 제목 짓기 등으로 준비 운동을 하고.

어렵고 길게 쓰려하기보단, 쉽고 간결하게 쓰자고 마음먹어 보세요.


이전과는 다른 글을 쓰시게 될 겁니다.


또 하나.

쓰다 보면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선 글을 써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지금 당장.

지금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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