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Sep 02. 2023

뭘 해야 할지 모를 땐 돈이 되는 일을 해라

'해야 하는 일' vs. '하고 싶은 일'


아빠는 어렸을 때 꿈이 없었단다.

아빠의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었고,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항상 집을 비울 수밖에 없었지. 휴대폰이나 인터넷이 없던 시대였기에, 아빠는 늘 혼자였고 대화를 나눌 어른이 없었단다. 그래서일까. 커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선생님이 되어볼까... 를 어렴풋이 바라봤던 적이 있었지만 그건 정말로 원해서였다기보단 아빠가 소통할 수 있었던 어른이 선생님뿐이었기에 그랬던 것 같아. 


그러다 대학에 진학했고, 먹고살기 위해서 아빠는 취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지.

너희도 알고 있듯이, 아빠는 그렇게 20년이 넘은 지금에까지 일을 하고 있단다. 처음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아빠는 꽤 많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업무, 배우지도 경험해보지도 못한 냉철한 인간관계, 하루가 멀다 하고 서툴러 혼나던 그때. 젊음의 패기는 1년을 가지 못했고, 어느새 아빠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흐늘 해지고 또 흐늘 해 그 이상으로 우울해졌지. 지금에야 돌아보건대 우울증과 대인 기피증, 공황장애 증상을 겪었던 것 같기도 해. 그땐 그러한 병명조차 생소한 시기였기에, 증상을 호소할 여유나 겨를도 없었지.


문득, '해야 하는 일'이 숨을 조여오기 시작했어.

아침 알람 소리는 도살장으로 가는 신호와 같았지. 삶의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어. 문득,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떠올렸어. 세상에. 그런데... 떠오르지가 않더라.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잘하는지. 아빠는 알지 못했어. 너무나 서글펐단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지금 일을 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얼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그 진퇴양난의 적막한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막막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아빠는 그렇게 고장 난 자동차 기어처럼 서 있었단다.

기어가 고장 나면, 움직이지 못하는 자동차처럼 그렇게 아빠는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고 있었지. 그때만큼 끔찍한 삶의 순간이 또 있을까 싶어.


'해야 하는 일'을 통해
더 많이 성장하는 아이러니


지금은 어떨까.

아빠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어. 본업에서도 인정받아 회사 지원으로 MBA를 공부했고, 두 번째 해외 주재 생활을 하며 너희에게 새로운 경험을 늘 선사해주고 있지. 그뿐일까? 아빠는 작가가 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9권의 책을 출간했어. '오늘도 출근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불리고 있고, 기업체와 관공서 그리고 여러 단체와 TV에서 아빠에게 강의를 의뢰하고 있지. 그렇게 아빠는 '해야 하는 일'도 충실히 해내며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있고, 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새로운 경제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기도 해.


고장 난 기어처럼 방황하던 그때와 지금, 달라진 건 무엇일까?


아빠의 두 번째 저서 <직장 내공>에서 언급했던 말을 해줄게.

많은 사람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이분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다. 정말 그럴까?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살면 불행한 삶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면 무조건 행복한 삶일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그 둘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그것도 아주 격하게. 그리고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성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준다.

스테르담 <직장 내공> 중


뭘 해야 할지 모를 땐
돈이 되는 일을 해라


아빠는 강의할 때 다음의 질문을 꼭 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둘 중 꼭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자연스럽게 대답은 둘로 갈리지.

'해야 하는 일' 또는 '하고 싶은 일'.


그러나 아빠의 답은 다르단다.

바로, '돈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거야.


먹고사는 게 우선 해결되어야만 해.

삶의 이치는 참으로 흥미로운 게, '해야 하는 일'이 '돈이 되는 일'일 가능성이 더 높아. 물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어. 그러나 하고 싶은 일 안에도, 해야 하는 일은 여전히 포함되어 있단다. 예를 들어, 아빠는 아빠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는 게 너무나도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내기 위해선 글을 써야만 했어.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나니, 아빠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글쓰기'라는 일은, 어느새 '해야 하는 일'로 돌변해 있었지. 마감 기한이 다가올수록, 아빠는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단다. 


결국,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구분할 필요가 없고, 그 둘의 반복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성장해야 함을 깨달아야 해.

아빠가 사회 초년생 시절, '해야 하는 일'을 팽개치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하고 싶은 일'을 무작정 찾아다녔다면 어땠을까? 더 잘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 생각보다는 결혼도 하지 못하고 너희들을 만나지도 못했을 거란 생각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야. 


무언가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처럼, 멈춰버린 기어와 같이 삶의 의미를 잃어갈 때쯤.

'해야 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해보자고 결심했던, 지난날의 나 스스로를 아빠는 칭찬해주고 싶어. 


신기한 건, 그 결심을 한 이후의 모든 순간이 바로 '배움'과 '성장'이라는 가치가 되어 돌아왔다는 것이야.


그로 인해, 아빠가 진정 원하는 일을 찾을 수도 있었고.

'해야 하는 일'을 충실히 해내야,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하고 싶은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는 역량을 얻게 된단다.


뭘 해야 할지 모를 땐, 돈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

아빠가 직접 경험해 봤기 때문이란다.




고백하자면, 지금도 아빠는 출근하는 게 쉽진 않아.

때론 버겁고, 때론 때려치우고 싶기도 하지. 그러나 말이야, 그럼에도 아빠는 젊었을 때 결심했던 '해야 하는 일', '돈이 되는 일'에 충실하자는 다짐을 떠올려.


왜냐하면, 아빠는 아직도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성장하고 있거든.

직장 생활을 20년 넘게 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상은 배울 것 천지야. 특히 해보지 않은 일, 해야 하는 일을 통해서는 더. 평범한 직장인으로만 여겨질 수 있는 아빠가 다양한 이야기를 내어 놓고 책을 출간하고 또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던 건, 모두 이러한 다짐 덕분이란다. '해야 하는 일'은 나에게 있어 불편한 일이고, 해보지 않아 두려운 일이 더 많기에. 안일해지고 그저 쉬고 싶은 아빠를 자꾸만 일으키거든. 게다가, 돈이 되는 일이니 이걸 마다하지 않을 수 있을까? 먹고사는 일만큼 간절한 일은 없고, 간절할수록 성장의 크기와 속도는 더 커지게 마련이니, 지금까지 아빠가 길게 이야기하며 호소하고 있는 메시지를 받아들여 줄거지?


'해야 하는 일'에 충실해라.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그 둘을 엮어, '돈이 되는 일'을 해라.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아실현과 자아행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다.


PS)


어떤 분께서, '그럼 집안일은?'이란 질문을 (약간의 분노와 함께...) 해주셨습니다.

집안일 또한 '해야 하는 일'이자 '돈이 되는 일'이고 '돈이 되는 일'이자 '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 않으면 경제적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니까요. (누군가의) 집안일을 통해 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거니까요. 질문하신 분의 분노를 이해합니다. 어쩌면 집안일을 돈이 되지 않는 일이나, 가치를 생산하는 일이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충분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내가 하는 일, 해야 하는 것들이 어떻게 돈과 연계되는지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종합 정보]

스테르담 저서, 강의, 프로젝트


[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신간 안내]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이전 03화 젊을 때를 후회하라고 한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