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부자 편지
마음만은 부자인 시대는 끝났단다.
옛 드라마를 보면 '정'이라는 게 많이 느껴져.
허름한 단칸방에서도 온 가족이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그려지거든. 실제로 그랬단다. 아빠도 가족 모두가 좁디좁은 단칸방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았을 때가 있었어. 넉넉하진 않았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던 기억이 나.
왜일까?
시대가 가난했기 때문이야.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집도 다들 그렇게 살았거든. 주위를 둘러봐도 다들 단칸방에 연탄불을 떼며 살았던 시대니까. 아, 어쩌면 인터넷이 없던 시대라 SNS로 보이는 상대적 허세와 사치가 없었다는 게 더 큰 이유일 수도 있겠다.
아빠가 초등학생 시절이었던 1980년대 한국의 인당 GDP는 1,723달러에서 1989년 3,470달러로 급격히 증가했어.
성장의 시대라 큰 변화가 있었지만, 현재 우리나라 인당 GDP가 약 41,000 달러인 걸 감안하면 시대가 얼마나 가난했었다는 게 감이 오지?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어. 즉, 시대가 가난하지 않은, 오히려 부자인 시대가 된 거지.
'돈과 상관없이 마음만 부자이면 되는 거 아닌가?'란 정신 승리는 이제 사라졌어.
시대가 가난하고, 너도 나도 가난했던 시대. 그리고 SNS가 없던 시대에나 가능한 이야기인 거야. 모두가 잘 사는 시대, 홀로 가난하다면 가난한 사람이 이상해진 시대가 되었어. 자본주의 시대이니까. '자본주의'의 시스템과 혹독함에 대해선 아빠가 다시 상세히 다뤄줄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건.
마음만은 부자인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거야.
대한민국 중산층 기준?
우리나라는 '중산층'이란 기준에 민감한 경향이 있어.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 내 소득을 가지고 있으면 이를 중산층이라 하는데, OECD에서는 한 나라의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운 다음 중위 소득 75% ~ 200%까지의 집단을 중산층이라 정의해. 중산층 현황에 민감한 이유는 바로 이 중산층이 경제 지표를 나타내기 때문이야. 예를 들어, IMF 전인 1997년 이전 우리나라 중산층 비율은 약 70%였지만 1998년엔 약 50%로 감소했어. IMF 외환 위기는 한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여기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게 바로 중산층이었어. 이후, '중산층의 서민화'가 이어지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기 시작했지. 1997년 우리나라 지니계수는 0.33이었는데, 1998년 0.36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지니계수: 빈부격차와 계층 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는지를 알려준다. 지니계수는 0부터 1까지의 수치로 표현되는데, 값이 ‘0’ -완전평등- 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참고로 OECD 평균 지니계수는 0.31로 우리나라는 OECD 내에서 중하위 권에 속해있지.
그렇다 보니 중산층을 나누는 기준은 천차만별이야.
최근 어떤 매체에서 중산층 기준을 조사했는데, 수치상으론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어.
소득 및 자산: 월평균 소득 374만 원, 자산 2.3억 원, 부채 1억 원
주요 일상: 수면 6.7시간, 근무 8.2시간, 가족과의 시간 1.7시간
자기 관리: 운동 1주일 1.2회, 취미 활동 월 1.3회, 모임 월 2.6회
거주 형태: 4인 가족, 본인 소유 31평 아파트, 중형차
그런데 재밌는 건.
이렇게 대답한 사람 79%가, '나는 중산층 아래'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야. 더불어, 그들의 중산층에 대한 기준도 더 높았지.
부채 없는 30평대 아파트
월급 500만 원 이상
자동차 2000cc 이상
통장 잔고 1억 이상
해외여행 1년에 1회 이상
너희가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을 무엇인지 궁금해.
그런데 말이야, 이러한 기준은 어디까지 평균을 바탕으로 한 것이므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거야. 이러한 통계에 들어맞는다고 중산층이 되고, 하나라도 아니면 중산층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하진 못할 테니까. 게다가, 아무리 조건에 부합한다고 해도, 자신이 중산층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야. 나보다 더 잘 사는 사람을 보게 되면, 사회적 계급은 수없이 쪼개지게 되거든.
이러한 차원에서, 아빠가 중산층과 부자의 기준을 조금은 다르게, 그러나 더 명확하게 제시해 줄게.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부자들
앞서, 아빠는 지금이 자본주의 시대라고 했지.
자본주의 시대의 냉혹함은 '자본 소득'의 증식이 '근로 소득'보다 빠르다는 것에서 와. 자본소득은 뭐고 근로소득은 뭐냐고?
근로소득: 일반적으로 월급, 급여, 사업 소득과 같이 말 그대로 일을 해서 버는 돈을 말해. 몸을 쓰든, 머리를 쓰든 말이지.
자본소득: 자본의 대가로 발생하는 소득으로 부동산, 주식, 채권, 특허권, 저작권과 같은 유무형의 자산과 지식, 기술, 노하우로부터 오는 소득을 말해. 자본 소득은 근로 소득과는 달리 한번 세팅이 되면 노동 투입이 덜하거나 아예 노동 없이도 수익이 날 수 있어.
전통적인 옛 시대엔 근로소득이 주요 수입원이었지만, 고도화된 자본주의 시대에선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이 형성되었지.
더더군다나,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의 이익과 증가가 더 크다 보니 사회적 불평등과 상대적 허탈감은 날로 커지고 있어. 이러한 점을 인정하며, 앞서 말한 중산층과 부자... 의 개념을 다시 한번 더 살펴볼까?
일 하지 않아도 자산이 늘어나는 사람 = 부자
일 하며 자산을 늘리는 사람 = 중산층
일 하지 않으면 자산이 줄어드는 사람 = 서민
일을 해도 자산이 줄어드는 사람 = 빈곤층
(이러한 기준은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으로, 절대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작동한단다.)
즉, 부자는 일을 안 해도 돈을 버는 사람인 거야.
흔히들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표현을 하지. 그들은 큰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자수성가하여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이겠지? 우리가 길을 걷다 마주하는 수많은 건물들을 생각해 봐. 여기엔 다들 주인이 있을 거고, 우리는 그를 조물주 위 건물주라 불러. 자고 있어도 돈이 들어오는 '패시브 인컴'이 구축되어 있는 거지. 그들은 '은퇴'라는 말과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누리고 있을 거야.
중산층은 일을 통해 자산을 늘리고, 부자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어.
양질의 일 또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 노후를 준비할 수가 있지. 일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자아실현에 한 발 더 다가가며 자산 증식을 도모해. 일부는 이미 일을 하며 부동산 또는 패시브 인컴을 만들어 내고 있을 거고.
이에 반해 서민과 빈공층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거나, 또는 일을 하더라도 자산이 감소되는 사람들을 이야기해.
물론, 이에 대한 예외도 많을 거야.
부자라도 소일거리를 위해 일을 할 수도 있고, 서민이나 빈곤층이라도 일을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어떤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 중산층이라고 해도 꼭 부자 쪽으로 향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움직일 수도 있는 거고.
아빠는 너희와 함께 부자가 되고 싶단다.
마음만 부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부자가 되어 마음도 부자가 되고 싶어. 그러하기에,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시대에서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고 싶은 거야. 아빠가 대산 잡아주는 물고기는 너희에겐 그리 오래가지 않을 무엇이 될 거야. 진정한 너희 자산을 만들어가려면, 너희가 직접 물고기를 잡아봐야 해.
말했듯이, 아빠의 아빤 너무나도 일찍 돌아가셔서 이런 걸 알려줄 사람이 없었어.
그게 아빠는 너무나도 뼈에 사무치도록 안타까웠어. 이처럼 늦게 돈에 대해 눈을 뜨고, 돈의 속성과 그것을 늘려 가는 방법을 하루라도 빨리 알지 못한 것을 매일 후회해.
때문에 아빠는 이렇게 너희들에게 편지를 남긴다.
돈 공부 해라.
부자를 지향해라.
마음만은 부자가 될 수 없지만, 마음만은 가난해지지 말아라.
일로 시작하되, 너희들의 끝은 일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삶의 자유를 찾아라.
이 편지가 그 시작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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