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정말, 내일이 없는 것처럼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 유퀴즈 배우 강기영 편 -
그의 친근감 있고 코믹스러운 연기 뒤에 이러한 간절함이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타인의 삶은 순탄할 것이라 생각하고, 정상에 오른 사람은 원래부터 그곳에서 시작했을 거라 미루어 확신한다.
때론, 아주 평범한 말에 뒤통수를 가격 당하는 순간이 있다.
강기영 배우 입에서 나온, '내일이 없는 것처럼...'이란 말은 꽤나 보편적이다. 그다지 호감 가지 않는 사람이, "나는 그때 내일이 없는 것처럼 일했어!"라고 말한다면 우리의 꼰대 레이더는 경고음을 내보낼 것이고 귀에 부착된 여닫이가 그것을 막아버리거나, 또는 막아버릴 새도 없이 다른 한쪽 귀를 재빨리 열어 그 문장이 머리나 마음에 남지 않게 조치했을 것이다.
그러나 알지 못했던 그 사람의 전후상황을 이해하고 나면, 그의 모든 말에서 우리는 진심을 찾게 된다.
최근 들어 나는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무기력의 원인은 책임감의 결여였다는 깨달음을 요전날 다른 사람의 말에서 얻은 적이 있다.
그리고는 그 연장선상에서... 과연 나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무언가에 몰두한 적이 있는가. 그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본적이 있는가를 다시 한번 더 묻는 계기를 맞이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이라... 정말로 내일이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오히려 포기하고 모든 걸 다 놔버리지 않게 될까?
'내일이 없는 것처럼...'이란 말은 이러한 깊은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그러니까, 그 표현은 '내일은 있다!'라는 절대적 전제에서 출발한다. 정말로 내일이 없다면,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이유가 뭐가 있겠나. 스피노자도 세상의 종말은 아직 오지 않기에, 내일이란 것이 존재하기에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희망과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그러니 오늘을 살아라.
내일이 오든 안 오든, 그저 오늘을 살아라.
마음속 염려는 내일을 위한 것이다.
내일이 없다는 가정은 오늘을 더 상기하라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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