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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05. 2023

브런치 탈락되었을 때 돌아봐야 할 것들

평범한 나에게서 특별함을 끄집어내는 연습의 과정

제 브런치 1호 글은 바로 브런치에 대한 성토입니다.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 합격했던 그때의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브런치 탈락 메일은 마음을 기어이 헤집어 놓습니다. 상쾌했던 마음이 불쾌한 정서로 바뀌었던 그 아침을, 여전히 기억하는 이유입니다.


요 전날은, 글쓰기 강의 수강생 분 중 브런치 합격이 안되어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특별 단체 코칭을 진행했습니다. 두세 번부터 스무 번까지 도전에 도전을 하고 계신 분들. 이쯤 되면 브런치가 너무 한 거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보내 주신 내용들을 보면 브런치의 결정들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남에게도 읽힐 가치가 있는 글이 나올 때까지!


세상 모든 일에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브런치 탈락에도 그 둘이 내포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기능이라고 한다면, 가라앉는 기분일 겁니다. 그러나, 제가 더 우려하는 건 그로 인해 글쓰기를 멈춘다거나 나는 글을 쓰면 안 되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브런치는 아주 훌륭한 '수단'입니다. 수단이 '본질'을 좌우하면 안 됩니다. 본질은 '글쓰기'입니다. 브런치 작가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글을 못 쓴다거나,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는 생각은 브런치 탈락의 역기능에 제대로 걸려드는 겁니다. 이 부분은 정말 제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알려 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순기능은 뭘까요?


평범한 나에게서 특별함을 끄집어내는 연습의 과정.


바로 이겁니다.


평범한 걸 특별하게 표현하거나,
평범한 걸 평범하게 보지 않는 힘!


여러분들은 어떤 글을 읽으시나요?

읽은 후에 어떤 평가를 내리시나요?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게 쓴 글을 아마 여러분들도 잘 읽지 않으시거나 읽으셔도 후한 피드백을 주시진 않을 겁니다.


그런데, 브런치 작가 등록이 계속해서 안 되는 분들을 봐드리다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평범한 걸 평범하게 쓰겠다는 다짐과 기획. 예를 들어, '소소한 일상을 씁니다', '몇 년 차 직장인의 이야기' 등. 이러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 줄 독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저는 '페르소나 글쓰기'를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페르소나를 나열하고, 페르소나를 세분화하면 구체화가 됩니다. 대부분 페르소나를 잘 나열하시지만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깊게 들어가지 못하십니다.


제가 코칭해 드렸던 사례로 설명한 번 드려 볼게요.


아래 예시는 실제 제 수강생 분이 올리셨다 탈락된 내용입니다.

페르소나: 직장인
기획: 10년 차 직장인의 이야기


그런데, 저는 이 분이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바로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투자자문회사에서 일한다는 이력인데요. 어떤가요?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지 않나요? 자신에겐 매우 당연해서 잊고 있던 이야기겠지만 다른 사람이 보면 정말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라는 겁니다. 즉, '페르소나 세분화'를 할 땐 이처럼 좀 더 깊게 자신을 통찰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봤을 때 흥미로워할 만한, 읽을 가치가 있는 소재와 특성을 잽싸게 잡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드린 코칭을 참고하여 최종 합격한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페르소나: 지리학과를 졸업하여 투자자문회사에서 일잘러로 인정받는 직장인
기획: 첫 회계원리 시험 'F'. 금융권에 전혀 관심 없던 내가 투자업계에서 살아남는 고군분투 스펙터클 스토리


자, 어떤가요?

페르소나를 좀 더 세분화하면 다양한 이야기,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생겨 납니다.


평범한 걸 특별하게 표현하거나,

평범한 걸 평범하게 보지 않는 작가로서의 통찰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더.

다른 사람이 읽을 만한 주제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해서 그것이 남의 눈치를 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칫하면 '나'를 잃을 수도 있고, 내 글 안에 내 색채가 옅어질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나는 내 목소리를 글에 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읽고 마음이 동할 수 있도록, 그래서 자신의 글에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그래서 브런치에 탈락되었을 땐,

기분을 잠시 가라앉히시고 다음을 꼭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나의 페르소나를 잘 나열했는지
나의 페르소나를 잘 세분화했는지
내 평범한 이야기를 특별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는지
내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게 보지 않는 연습을 했는지
다른 사람에게 내어 보이는 글이지만 그 안에 나와 내 목소리가 확실히 있는지


(그리고 절대! 브런치 탈락으로 내 글쓰기를 멈추거나, 내 글쓰기의 수준을 평가하지 마시고요!!!)


그렇다면 브런치 탈락은 어쩌면 여러 분들에게 크나큰 선물이 될 겁니다.

브런치는 자꾸만 자신을 좀 더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모두의 글쓰기를 무한 응원합니다!


PS

브런치 탈락으로 의기소침해지신 분들이 주위에 있다면 꼭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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