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역전은 내 안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공격을 받을수록 역전을 위한 게이지가 쌓이거든요.
- 유퀴즈 44세 금메달 리스트 김관우 편 -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게임은 우리네 삶을 닮았다.
그들 모두는 삶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간혹 현실적이지 않고, 일어날 수 없는 우연이 겹치는 걸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할 때도 있지만 실상 그것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영화나 드라마, 게임은 현실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인 우리의 바람마저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은 특히 더 삶을 응축한 하나의 표현이자 놀이다.
처음은 서툴지만 동전을 수두룩하게 투입하다 보면 게임의 법칙을 알게 된다. 고수들에게 물으면 공략집도 나온다. 공략을 잘 따라 하면 수월하게 게임을 리드할 수 있다.
그러할 수 있는 이유는, 게임엔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콤보'는 다양하게 쓰이는 말이지만 게임에서는 '연속기'를 지칭하는 말이다. 한 대 때릴 땐 상대 에너지가 10%가 달지만, 연속으로 두 대 그리고 세 대를 때리면 30%, 50% 등 기하급수적으로 에너지가 사라진다.
반대로, 공격을 받을수록 역전을 위한 게이지가 쌓인다.
44세 금메달 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e-스포츠 김관우 선수는 어려웠던 순간에 역전을 위한 게이지를 생각하며 이것을 전략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때로, 삶은 게임처럼 흘러간다.
살다 보면 무언가를 획득해야 할 때도 있고, 이유 없이 두들겨 맞을 때도 있다. 옆 사람보다 속도가 빠를 때도 있지만, 누군가는 내가 없는 아이템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삶의 부조리에 흠씬 두들겨 맞을 때, 나는 가드를 올리고 오롯이 그 폭력을 참아낸다. 역전을 위한 게이지를 생각하면서. 그러하면 좀 덜 아프다. 참는다기 보단 수용하고 포용하게 된다.
마침내, 게이지가 쌓이면 역전을 위한 한 방을 날릴 수가 있다.
지금까지 내가 날려왔던 작고, 큰 주먹들. 허공을 향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역전을 위해 하나 둘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 역전의 기회는 아직 오지 않았다.
딱히, 인생을 역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 나는 행복하니까. 굳이 역전을 해야 한다면, 세상을 향한 주먹이 아니라 살아오던 내 삶의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역전을 위한 게이지는 남을 때리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하는데 쓰면 된다.
역전은, 나를 위한 것이고 나로 말미암아 완성되는 것이므로.
세상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진정한 역전은 내 안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세상의 공격을 받으며 차츰 깨달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