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행히도 시청하기를 잘했다는 것이 결론이다. 훤칠한 키와 서글한 잘생김으로 인기 있는 배우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예상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진지하고 진중했다. 예능을 다큐로 만드는 재능이 충분하다고 할까. MC 두 분이 다큐를 예능으로 전환하려 무진장 노력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예능이 재미를 위함이라면, 다큐는 배움을 위함이다.
박서준 씨가 '시작되는 순간, 내 것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했을 때 나는 이 한 문장만으로 큰 배움을 얻었다. 순간 내 모든 지난날의 '시작'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고, 시작했기에 무언가를 이룰 수 있었다고... 심지어 실패조차 시작했음에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걸 새삼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시작'과 '내 것'.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시작하는 건 자의가 될 수도, 타의가 될 수도 있다. 그 시작을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모습을 떠올리면 온몸에 전율이 일 정도다. 반대로 말해, 무언가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단순히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출발점은 시작이어야 한다.
간혹, 우리는 시작조차 하지 않고 내 것이 아님을 탓할 때가 있다.
어리광과 투정으로 점철된 이러한 내 모습을 마주할 때면,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세상과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