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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17. 2016

인생이 여행이라면

나는 가장 행복한 여행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가족이라는 여행을.

어쩌다 일찍 퇴근 한 하루.

어쩐지 다른 날 보다 더 찌뿌둥한 몸은,

그저 살기 위해 먹은 무언가를 뒤로 하고 누워버렸다.


잠시의 틈을 주지 않고 달려오는 아이들.

첫째는 팔을, 둘째는 다리를 붙들고는 농구하러 나가잖다.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가 얼마나 힘든지는 아랑곳하지 않는 아이들이

마냥 부러웠다.


말이 농구지 그저 공놀이에 지나지 않은

단순한 몸놀림 속에 첫째가 깔깔대며 말했다.


"우린 아빠가 참 좋아요. 우릴 매일 웃게 만들 잖아요."

툭 던진 첫째 녀석의 한 마디에 마음이 울컥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녀석이 고마웠다.


그리고는 마냥 좋았다.

마치 내가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인생이 여행이라면,

어쩌면 이 순간 나는 가장 행복한 여행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가족이라는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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