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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17. 2016

대자연의 향연 아이슬란드

각자의 자연이 저마다의 모습을 연주한다


- 여정 -


Prologue

From 네덜란드 To 레이캬비크 (2박)

레이캬비크 To 골든 서클 (1박)

골든 서클 To 폭포 및 주상절리 투어 (1박)

폭포 및 주상절리 투어 To 트랙킹 및 요쿠살롱 빙하투어 (1박)

아이슬란드 To 네덜란드



대자연의 자연스러움

자연 [自然]
1. 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
2.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저절로 된 그대로의 현상
3. 천연으로 이루어진 지리적, 지질적 환경과 조건

- 어학사전 -

'자연'이란 말은 참으로 자연스럽다. 또 역설적이다.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단어이고 '당연한 것'을 지칭하다가도, 사람들은 그 자연 앞에 겸손해진다. 기고만장한 사람이란 존재는 언제나 자연 앞에 그러했다. 성서에서도 신이 사람들을 벌할 때나 메시지를 전할 때도 '자연'을 통했다.


'골든 서클'은 아이슬란드의 자연 중에서도 손에 꼽는 곳들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골든 서클'은 싱벨리어 국립공원, 게이시르 간헐천, 굴포스 폭포 3개 지점을 말한다. 그리고 게이시르는 먼저 소개를 했다. 이 세 군데를 돌아본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해보자면 바로 '대자연의 자연스러움'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은 언제나 사람의 탄성을 자아내고 겸손을 생각하게 하며, 마음의 치유를 얻곤 한다. 그리고 자연스레 동화된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질학적 의미 싱벨리어 국립공원

아이슬란드에는 세 개의 국립공원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은 자연, 역사의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독특함으로 인해 보호되는 구역을 말한다. 그렇다면 사실 아이슬란드는 그 구역을 나누기가 애매하다. 곳곳에 천년의 시간을 말해주는 라바와 주상절리, 그리고 그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흔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냥 나라 전체가 국립공원과도 같은 축복받은 곳일지도.


싱벨리어 국립공원 입구
입구 근처부터 갈라진 땅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중에서 싱벨리어 국립공원은 그래도 좀 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적으로도 지정되었다. 그 의미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질학적인 것을 포함한다. 아이슬란드의 의회가 930년부터 이곳 싱벨리어 국립공원에 처음 설립되었다. 나라의 근간이 피어난 역사적인 곳이다.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별장도 싱벨리어 국립공원 주변에 위치한다. 또 하나, 싱벨리어는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 판이 만나는 곳이다. 대게 '판'은 바다 아래에 있어 육안으로 보지 못하기에 더 특별한 곳이다.


싱벨리어 국립공원 전경을 바라보고 아이들과 함께 트랙킹을 한다. 함께 걸으며 바라보는 자연이 새삼 더 거대하게 다가온다. 아이들에게 자연 앞에서의 겸손함을 이야기한다. 자연 앞에서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도 겸손함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아이들은 듣는 둥 마는 둥 '우와'를 연발하며 두리번하며 제 갈길을 간다. 아마도 그렇게 제 갈길을 가다 보면 스스로 깨닫는 날이 올 것이다. 스스로 깨닫는 것도 내가 녀석들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다.


내려다 본 전경. 아이슬란드의 가장 큰 호수가 보인다.
왼 편에 위치한 절벽과 절벽 사이 트래킹 코스
병풍처럼 솟은 지형 사이로
트래킹 코스는 자연속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같다.
저기 먼 산만 없으면 네덜란드와 같은 모습일 수도
절벽 곳곳에 저마다의 얼굴이 있는 것 같다.


중독성 강한 그곳, 게이시르의 추억

수증기의 압력으로 지상으로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 게이시르는 참으로 흥미로운 곳이다.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보고 가자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다음 일정을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앞서 소개한 내용으로 대체한다.


참고 글: 게이시르(Geysir)의 추억


발음 그대로 포스가 느껴지는 굴포스

정상이 있어 거기에 올라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유유히 흐르는 강을 보고, 또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물줄기를 보며 탄성을 자아내는 것도 인간이다. 폭포라는 것이 이처럼 신비롭다. 그 많은 물이 어디서 오는지도 궁금하고,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마냥 궁금하다. 떨어지는 물줄기와 그 물줄기가 아래에 부딪쳐 나는 끊임없는 소리, 그리고 그 충격으로 일어나는 물보라의 향연은 조물주가 누구일까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한다.


굴포스 입구 및 주차장, 폭포가 어디있을까 하는데 저기 멀리 물보라의 끝자락이 보인다.
숨어 있던 폭포가 나타난다. 주차장에서 안보이게 잘도 숨겼다.
떨어지는 물줄기가 부딪치며 일어내는 시원한 물보라


'굴포스' 폭포는 유명해서 요즘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아이슬란드 맥주 중 'Gull'이라는 브랜드도 그리 낯설지 않다. 굴포스는 현지어로 Gullfoss로 표기하는데, 'Gull'은 'Gold'를, 'Foss'는 'Waterfall'을 의미한다. 즉, 폭포의 이름은 'Golden Waterfall'로 이해하면 된다. 실제로 금빛 폭포는 아니지만 상류로부터 내려와 하류로 떨어지는 모습과 소리가 일품이고,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겨울엔 이 물보라가 돌벽에 그대로 얼음이 되어 달라붙는다. 아이들은 먼 곳부터 탄성을 낸다. 다가갈수록 흥미진진한 아이들. 물보라가 일어나는 곳을 지날 땐 마치 비가 오는 것 같다며 서로 깔깔댄다. 시원하고 또 시원했다. 이 시원함을 아이들도 마음에 담아 참으로 쿨한 녀석들이 되길 바란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겐 어떤 것이라도 무슨 의미가 되길 바라는 아빠의 욕심 이리라. 그래서 난 바란다. 내가 어찌하든 자신들의 삶을 살 녀석들이 스스로 깨닫기를.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폭포는 그저 제 할 일 하듯 계속해서 떨어지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싱벨리어 국립공원과 게이시르, 그리고 굴포스는 그렇게 저마다의 모습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것이 각자 자기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자 운명인 것을 소리치듯이.


상류, 어디에서 저 많은 물들이 오는 걸까
굴포스의 상류
하늘과 어우러진 상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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