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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30. 2024

별일 없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스테르담 에세이>

별일 없냐고 묻는 건, 우리네에게 있어 흔한 인사 중 하나다. 


이와 비슷한 표현도 있다. 

'무탈'이 그것이다. 탈이 없는 것.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나는 이 표현에 절반의 긍정과, 절반의 부정을 표한다. 

부정부터보자.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외세로부터의 침략이 낮아서 그랬을까. 왜 그토록 우리는 '별일 없음'과 '무탈'을 지향하는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의 아픔을 되돌아보면 무탈함을 추구하다 당한 순간들이 대부분이다. 무탈은 '태평'이란 말을 연상케도 한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란 안일한 생각이 '무사태평'의 정서를 형성하고, 정서는 사상과 생각을 지배하므로 정말로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나태함의 굴레로 들어설 수 있다. 


긍정의 생각도 말해보겠다.

무탈의 좋은 면을, 나는 '중용'과 연계한다. 밸런스의 궁극의 지점. 기분이 좋아서 들뜬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슬프고 우울한 때도 있었을 것이다. 희로애락이라는 삶의 농간에 놀아나다 보면, 그저 아무 일도 없는 평온의 한 중간에 있는 것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 않는가. 고로, 무탈은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궁극의 어느 한 지점이라 말할 수도 있다.


별일 없냐는 인사.

무탈하라는 인사.


그래, 어쩌면 걱정보다는 행복을 더 많이 누리라는 진심에서 비롯된 좋은 말일 수도 있다. 

반대로, 별일 많고 무탈하지 않은 것이 삶이니 그 안에서 균형점의 어느 곳을 찾아내라는 응원일 수도 있을 것이다.


별일 없으면 심심하고.

별일 있으면 걱정하고.

무탈하면 지루하고.

유탈하면 근심하고.


그러고 보니, 삶은 정말로 나를 가만두지 않는구나 싶다.


그러니 오늘도 서로 묻는 거겠지.

별일 없는 거냐고.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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