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과 퇴사는 반드시 온다.
<스테르담 덜 상처받으며 일하는 법>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함이 지금의 나를 꽤 불안하게 한다.
직장인에게 있어 출근은 그 불안 중 하나다. 먹고살기 위해 꾸역꾸역 나가야 하지만, 직장에서 일어날 무수한 일들에 대해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이전에 경험했던 것들이라 하더라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을 반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상상하기에 비겁해진다.
상상 속엔, 영원히 반복될지도 모르는 출근과 직장에서의 고뇌가 그득하다.
영원히 언덕 위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시시포스의 저주. 저 위로 끌어올린 돌은 다시 굴러 떨어지게 되어있어 시시포스는 그 행위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한다. 직장인의 반복과 이것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비단 출근에 국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가 또 시작되는 우리네 삶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꽤나 비슷하다. 시시포스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우리의 상상은 시시포스의 모습일까?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상상이다.
시시포스의 저주는 '영원'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의 직장생활은 '유한'하다. 우리가 잊고 있는 건, 그러니까 잘못 상상하고 있는 건 출근과 직장생활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지겨운 반복이 영원하다면, 불안하고 낙담해야 하는 게 맞다.
그렇지 않다면, 유한을 바탕으로 한다면. 낙담할 시간이 없다. 무언가를 찾아내야 한다.
나는 그것을 '의미'라 명명한다.
'의미'는 세상에 대한 내 해석의 결과다. A를 보고 그 맥락을 파악하여,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영원히 반복될 것이 아니니 가능한 것이다.
퇴근과 퇴사는 반드시 온다.
밤새워 야근을 하더라도. 죽도록 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우리는 퇴근하고, 또 언젠간 퇴사하게 된다. (회사를) 더 다니고 싶어도 그러하지 못할 날이 분명 온다. 영원할 거라고 믿던 것이 유한으로 돌변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게 된다. 유한한 것을 유한하다고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퇴사를 하게 되더라도 미리 많은 걸 준비할 수 있다.
'의미'를 많이 찾아낸 사람이 준비도 많이 하게 된다.
우리네 삶도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지금의 고통과 역경이 영원할 것이라 믿는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은 상상하기에 비겁해진다. 무엇을 상상할 것인가. 어떻게 상상할 것인가.
상상 속에서 '영원'을 지우면 된다.
이전에 없던, 꽤나 만은 '의미'들이 생성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