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리워, 네가 보고 싶어!
문득, '네가 그리워'란 말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궁금했다.
멕시코 스페인어로 그 표현을 알고 나니 매우 흥미로웠는데, 생각해 보니 영어도 다름없다.
영어로 네가 그립다는 표현은 'I miss you'다.
'miss'라는 단어는 그립다는 표현 말고도, '놓치다', '실종되다/ 없어지다', '빼먹다'란 의미로도 쓰인다. 중세 영어인 'misse'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보내다'란 뜻이다. 즉, '너를 보내버렸다'란 의미로 그리움을 대변하는 것이다.
파보는 김에, 우리나라의 '그립다'란 말도 돌아본다.
정확한 어원의 정의는 없으나, 첫째 '그리다'와 둘째 '기럽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리다'는 말 그대로 보고 싶은 대상을 그린다는 표현이다. '기럽다'는 경상도 방언인 '남겨져서 새어 나오는 것'이란 의미다. 상대를 마음으로 그리든, 보고 싶은 마음이 새어 나오든 그 의미가 둘 모두 아름답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그렇다면 멕시코 스페인어는 그립다는 표현을 어떻게 할까?
"Te extraño(떼 엑스뜨라뇨)"
'Te'는 '너를'이란 뜻이다.
재밌는 표현은 'Extraño(동사원형 extrañar)'다. 이 말은 영어의 'strange'에 해당한다. 즉, 멕시코 스페인어에서는 '보고 싶다', '그립다'란 표현을 '네가 낯설어졌다.(그래서 보고 싶다)'라고 표현한다.
영어에선 사라져서 보고 싶고.
한국어에선 그리고 싶도록 보고 싶고.
멕시코 스페인어에선 낯설어져서 보고 싶고.
언어는 말과 표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언어를 통해 그들의 속내와 생각을 들여다보는 게 참으로 흥미롭다.
문득,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보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