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찾아가는 글쓰기>
시간이란 오묘함은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인생의 숙제와도 같다.
원해서 가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는다고 가지 않는 게 시간의 속성이다 보니 우리는 속절없이 시간의 법칙에 종속되고 만다.
주체성을 갖고 살고 싶지만, 능동적인 에너지를 내어 놓아야만 하는 것은 바로 이 시간의 속성 때문이며, 주도권을 가진 쪽이 내가 아니기에 삶은 참으로 서럽다.
그래서 나는 다짐한다.
시간 나는 만큼 살지 말고.
시간을 내어서 살자.
그러나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양자 역학과 시간의 상대성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그럴싸하게 시간은 흐르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나서지만, 결국 그들 또한 12시가 되면 점심을 먹어야 하고 3시면 일과 중에 있어야 하니까.
흐르는 시간에 몸과 영혼은 저당 잡혀 있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시간의 주도권을 그나마 쥘 수 있게 되는 건 바로 글을 쓸 때다. 글을 쓴다는 건 대단한 의지가 필요하고, 의지는 그저 흘려보낼 수 있는 시간을 붙잡는 하나의 거스름이다. 흐르는 시간에 그저 편승하지 않겠다는 마음. 마음에 머무르지 않고 움직이는 실천.
실천을 통해 나온 생산물. 결국 써낸 글은 생산물이라는 실체가 되고 이 실체는 내가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
시간의 속절없음은 과거를 돌아볼 때 더 분명해진다.
후회와 원망, 안타까움이 몰려온다는 건 의지 없이 흘려버린 시간의 양에 비례한다.
그러나 과거에 써 놓은, 쌓아 놓은 글을 보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시간 나는 만큼 살지 않았구나. 시간을 내어 무어라도 했구나. 흘러가는 시간에 조금은 저항했구나.
글쓰기는 삶쓰기라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삶과 글은 모두, 시간 나는 만큼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서 해야 할 무엇이다.
시간 나는 만큼 쓰지 말고.
시간을 내어서 쓰자.
오늘도 시간과 아웅다웅하는 사이.
삶과 글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