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직장생활을 해오며 절실하게 깨닫는 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란 명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삶을 살아오면서 또한 절절하게 깨닫는 건, '꾸준해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구준한 것이다'란 사실이다.
나는 강하지도 않고 꾸준하지도 않다.
그런데 2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글쓰기를 마음먹은 오래전부터 여전히 매일 쓰고 있다.
삶의 진리는 때론 인과관계가 뒤집힐 때 비로소 보인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던 그때, 쓰기를 멈추지 않은 과거의 내가 참으로 기특하다. 꾸준하지 못해 평생을 자책하며 살았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며 스스로를 용서할 빌미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쓰기라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무엇으로 나를 더 괴롭히고 있었을까.
꾸준하자는 다짐으로 글을 쓰면 어째 글이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저 쓰면... 나에게 묻고, 나를 돌아보고, 나를 기록하자는 의지로 머리와 마음을 열어보면 머뭇거리던 활자들이 튀어나온다. 그걸 잘 담으려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일상 속 근심은 잠시 흐릿해진다.